📚브릿지맨 | 지구덕 | 지음북스(2026)%

2026. 10. 11. 12:31ㆍ교육,시대경영

존경하는 선배선생님 한 분께서 이 책의 추천사를 쓰셨다길래 읽어보게 된 책!!! 
어쩌다 보니 나 또한 위기의 아이들과 함께 정신과를 간헐적으로 들릴 일이 많아지고 있던 요즘, 이 책은 정신과전문의가 쓴 책이라 더 궁금했다. 우리 아이들이 정신과 의사를 잘 만나는 것도 교사와 부모를 잘 만나는 것만큼이나 복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쓰신 저자가 강조하는 것처럼 병원에서, 학교에서, 가정에서, 또는 지역사회에서 "나는 네 편이야"라고 말해줄 수 있는 어른, 이 어른과의  1%의 건강한 연결이 많아지길 소망해본다. 

 
식물에게 햇빛과 물과 토양이 필요하듯, 아이에게는 안전한 만남과 따뜻한 연결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거친 말과 산만한 행동은 어쩌면 마음이 보내는 SOS신호일지도 모릅니다. 29
 
성장은 그렇게 시작됩니다. 지적과 훈육이 아닌, 관계 안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안전함을 느낄 때 비로소 생명은 힘을 냅니다. 학부모로서 우리는 아이를 바르게 키우고 싶습니다. 상담교사로서 우리는 아이를 돕고 싶습니다. 그러나 돕는다는 것은 아이를 고치는 일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과 연결되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31
 
혹시 지금 마음속에 떠오르는 아이가 있습니까? 자꾸만걱정되고, 어쩌면 조금은 버겁게 느껴지는 그 아이. 그 아이는 고쳐야 할 대상이 아니라 더 깊이 만나야 할 생명입니다. 32
 

1장. 불안에 시달리는 아이들: 불안장애

 
많은 사람들은 불안의 반대말로 안정. 평온. 용기 같은 단어를 떠올리고 이를 찾으려고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사실 불안의 반대말은 연결'입니다. 생명은 처음부터 연결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39
 
다시 말해 인간은 연결 속에서 안정감을 배우고, 단절 속에서 불안을 느끼는 것입니다. 그래서 불안을 이해한다는 것은 단순히 무엇이 무서운가만 묻는 일이 아니라, '이 아이는 어떤 연결을 잃을까 두려워하는가' '어디에서 안전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가'를 함께 묻는 일입니다. 40
 
아이들의 불안을 이해할 때에는 개인의 성향뿐 아니라, 불안을 증폭시키는 시대적 환경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41
 
불안의 세 가지 얼굴: 공황장애, 강박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공황장애는 단순히 불안함을 느끼는 정도가 아니라 갑자기 죽을 것 같은 정도의 공포가 특징입니다. 49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불안의 근원을 발견하고, 내면의 성장을 이루어낸 경우에는 공황장애가 크게 재발하지 않습니다. 52
 
이처럼 강박은 때로 너무 소중한 관계를 잃을까 두려울 때 나타나는 불안의 언어입니다. 특히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공격적 강박사고는 실제로 해를 가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관계가 끊어질까 두려운 마음의 반작용인 경우가 많습니다. 56
 
사람은 원래 관계 속에서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배웁니다. 따뜻하게 받아들여지면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는 감각이 자라고, 반복적으로 거절당하면 '나는 문제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마음속에 스며듭니다. 59
 
강박장애 치료에는 행동치료가 많이 활용됩니다. 대표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가 불안할 때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는 해로운 습관을 보다 건강한 습관으로 바꾸어가는 '습관 반전 훈련'이 있습니다. 또 다른 행동치료법으로는 '노출 및 반응 방지'기법이 있습니다. 이는 불안을 유발하는 상황을 일부러 경험한 뒤, 평소 반복하던 강박행동을 하지 않도록 연습하는 치료입니다. 61
 
아동기 트라우마는 학교에 다니면서 처음으로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부정적 경험이 4개 이상 되는 아이들은 학습이나 행동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66
 
불안에 사로잡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반응에 주의를 기울이고 지지하는 치유적 관계입니다. 치유적 관계를 위해서는 아이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거나 폭력성을 보이거나 엉뚱한 고집을 부리는 등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을 할 때, '너 도대체 왜 그래? 한 번만 더 하면 혼날 줄 알아!'라고 혼내는 것을 먼저 그쳐야 합니다. 73
 
가슴 앞에 두 손을 교차하여 나비모양을 만들고 양 어깨를 토닥토닥 번갈아 두드려주는 '나비포옹법'을 사용해서 아이의 긴장을 덜어줄 수도 있습니다. 74
 
아동과 청소년의 불안은 종종 어른들이 이해하기 힘든 위험한 행동이라는 가시 돋친 형태로 드러난다. 81
 
어떤 아이들은 도와달라고 예쁘게 말하지 못하고 거친 행동으로 구조의 손길을 내민다. 그 행동이 거칠고 도무지 이해되지 않을수록, 어쩌면 그 아이가 그만큼 오랜 시간 캄캄한 어둠 속에서 혼자 견뎌왔다는 뼈아픈 의미일지도 모른다. 아이의 문제 행동을 다급하게 멈추려 하기 전에 한 번쯤 조용히 스스로에게 묻고 싶다. 지금 이 아이는 그토록 위태로운 몸짓으로 우리에게 무엇을 확인하고 싶었던 걸까. 82
 

2장. 방향감각을 잃은 아이들: ADHD

 
6~9세 아동기에는 과잉 행동과 충동성이 두드러지는 ADHD 유형이 많이 나타납니다. 91 10~12세 무렵에는 과잉 행동이 줄어드는 대신 주의력 결핍 우세형 ADHD가 자주 발견됩니다. 93
 
실제로 ADHD 아동.청소년 중 약 1/3이 '적대적 반항장애'로 이어진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반항과 대립의 양상이 고착화되어 성격적 결함으로 굳어지기 전, 아이의 인지적 특성을 이해하고 예방적으로 지원하는 세심한 개입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입니다. 100
 
아이가 물리적 위협을 가하는 상황에서도 혼자 힘으로 제압하거나 설득하려 들다가는 감당하기 어려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어떤 교육적 가치보다 교사와 학생 모두의 안전이 최우선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경찰이나 상급 기관 혹은 동료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은 결코 무능함의 증거가 아닙니다. 108
 
상담교사가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외부의 다양한 전문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시스템이 바로 ' 병원형 위wee 센터'입니다. 109
 
ADHD 약물은 뇌 기능을 조절하여 적응력을 높여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정서적인 불편함이나 신체적인 부작 용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느끼는 주관적인 경험을 귀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약의 효과만큼이나 아이가 느끼는 '삶의 질'을 세심하게 살피고, 아이와 소통하며 최적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113
 
만약 단순히 성적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약을 원하신다면, 저는 약물치료를 적극적으로 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겪고 있는 정서적인 고통을 해 결하기 위해서라면, 저는 반드시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씀드립니다. 114
 
ADHD 약물치료가 결코 대신 습득해 줄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사회성'입니다. 115
 
자녀가 ADHD 증상을 보인다면 하루라도 빨리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많은 부모님은 혹여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기록이 아이에게 '정신질환자'라는 낙인으로 남을까 봐 선뜻 발걸음을 떼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는 지나친 우려입니다. 진료 내용과 의료진의 판단, 의료기관의 운영 방식에 따라 질병 코드(F코드)가 아닌 상담 관련 코드(Z 코드)로 분류될 수도 있습니다. 119
 
부모 교육의 핵심은 아이의 행동을 '반항'이 아닌 '질환에 따른 기능 저하'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에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의 특성을 깊이 이해하고 수용할 때, 가정은 비로소 비난의 전쟁터가 아닌 회복의 안식처가 됩니다. 따뜻한 관계라는 토양이 마련된 뒤에야 약몰치료도, 사회성 훈련도 비로소 그 효과를 온전히 꽃 피울 수 있습니다. 123
 
이처럼 아이의 문제 행동은 부모의 양육 태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때로는 부모 내면에 침전되어 있던 미해결된 상처와 문제가 엉뚱하게 아이를 향해 분출되며 상황을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ADHD 아이를 상담할 때에는, 아이뿐만 아니라 그 아이를 둘러싼 부모 역시 관찰의 대상에 포함해야 합니다. 125
 
포기하지 않는 부모의 마음이야말로 치료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 부모와 교사, 그리고 병원과 센터가 한마음이 된다면 반드시 회복은 일어납니다. 127
 

3장. 벼랑끝에 서 있는 아이들: 자살, 자해, 우울증

 
2024년에 발표된 <아동∙청소년 인권실태조사> 결과는 그 핵심을 명확하게 지목합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청소년 중 40.5%가 '성적 및 학업 문제'를, 19.8%가 '미래(진로)에 대한 불안'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결국 아이들의 괴로움 가운데 60% 이상은 과도한 경쟁과 불확실한 앞날에 대한 공포에서 기인하고 있는 셈입니다. 140
 
만약 우율감을 가진 청소년이 아끼던 물건을 나누어 주거나, 주변 인간관계를 정리하는 행동, SNS의 사진과 게시물을 모두 지우기, 수면이나 식사 패턴의 갑작스러운 변화 등을 보인다면 자살을 암시하는 경고 신호일 수 있습니다. 146
 
주목할 점은 자해의 '성격'이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다는 사실입니다. 과거에는 죽음을 목적으로 하는 '자살적 자해'가 주를 이루었다면, 2018년 이후부터는 '비자살적 자해'를 시도하는 아이들이 급격하게 늘어났습니다. 비자살적 자해란 죽으려는 의도는 없지만,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나 내면의 고통을 잠재우기 위해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는 행위를 말합니다. 149
 
아이들에게 자해는정서적 고통에 대처할 방법을 찾지 못한 끝에 선택한 최후의 방어기제입니다. 150
 
자해충동을 이겨내는 방법. 157
- 고무줄 튕기기: 손목에 고무줄을 채워두고, 충동이 올 때 가볍게 튕겨 피부 손상 없이 물리적 자극만 줍니다
- 빨간 수성펜 활용: 상처를 내는 대신, 살갖 위에 빨간 펜으로 선을 그어 시각적으로 충동을 안전하게 해소합니다.
이 외에도 얼음 쥐기, 차가운 물로 세수하기, 심호흡하기, 감각안정 등 비손상 대체 행동도 있습니다.
 
우울증은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라는 생물학적 요인을 비롯해, 유전적, 환경적, 인지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특히 유전적인 요인은 발병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칩니다. 162
 
번아웃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첫걸음 역시 '손을 놓는 용 기'에서 시작됩니다. 169
 
"너무 애쓰지 마라. 환자를 어떻게 해주겠다는 생각에 만 몰두하면 결국 무너진다. 대신 네 내면을 먼저 잘 닦아야 한다." 인격과 인격이 만나는 치료의 현장에서, 치료자가 먼저 건강하고 평온해야 그 온기가 환자에게도 스며든다는 가르침이었습니다. 172
 
비행기를 타보면 비상시 대피 요령이나 행동 요령을 가르 쳐줍니다. 이때 산소마스크를 쓰는 요령이 나오는데, 꼭 보호자가 먼저 산소마스크를 쓴 후 아이에게 씌워주라고 알려줍니다. 자해와 우울로 위기에 처한 아이를 도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와 교사의 '자기 돌봄'이 반드시 1순위가 되어야 합니다. 어른의 마음 밭이 메마르지 않고 건강해야만, 벼랑 끝의 아이가 내민 손을 따뜻하게 맞잡아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돌보는 일은 결코 이기적인 행동이 아닙니다. 그것은 아이를 끝까지 지켜내기 위해 제일 먼저 받아야 할 '최우선 처방전'입니다. 172
 

4장. 화면에 갇힌 아이들: 스마트폰 과의존

 
청소년기의 뇌는 아직 발달 중입니다. 스마트폰의 빠르고 강렬한 자극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현실의 느리고 잔잔한 자극에는 반응하지 않는 이른바 팝콘 브레인Popcorn Brain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는 전두엽의 기능을 약화시켜 충동 조절 장애와 집중력 저하를 야기합니다. 자해나 우울증을 겪는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더 몰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현실의 고통을 잊게 해 줄 즉각적인 도파민을 스마트폰 속 가상 세계에서 찾기 때문입니다. 184
 
많은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목숨을 거는 이유는 스마트폰 자체가 너무 좋아서라기보다 ADHD로 인한 지루함을 견디기 힘들어서, 혹은 가정불화나 성적 압박으로 인한 우울감을 잊기 위한 '자가치료'의 수단으로 스마트폰을 선택한 경우가 압도적입니다. 194 스마트폰 속 '보이지 않는 세상'은 무법천지라 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부모들이 오프라인에서는 자녀의 안전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지만, 온라인 환경에서는 상대적으로 경각심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지나친 스마트폰 사용으로 아이들이 유해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202
 
📍거대 인터넷 기업에게 우리 아이들의 시간은 곧 '광고 수익'입니다. 결국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빠져 사는 것은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수조 원의 자본이 투입된 고도의 심리전에서 패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뇌를 공략하도록 치밀하게 설계된 이 덫은, 단순히 "정신 차려라"라는 꾸중만으로 뚫고 나오기에는 너무도 견고합니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스마트폰이라는 단순한 기기가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영리한 알고리즘과 거대 자본이라는 '보이지 않는 적'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셈입니다. 211
 
심리학에서는 내면의 동기를 유발하고 심리적 안녕감, 곧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세 가지 기본 욕구가 충족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바로 자율성, 관계성, 유능성입니다. 이 욕구들이 현실에서 충만하게 채워지지 않을 때, 아이들은 가장 쉽고 빠른 대안인 스마트폰 속으로 도망쳐 버립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아이들을 화면 속으로 끌어당기는 첫 번째 결핍은 바로 '자율성'의 부재입니다. 216
 
아이가 어떤 결핍 때문에 스마트폰에 매달리는지 그 마음의 허기'를 이해했다면, 이제는 아이의 손에서 폰을 뺏는 대신 아이의 마음속에 '현실의 즐거움'을 채워줄 차례입니다. 그 첫걸음은 아이에게 억눌렸던 '자율성'을 되돌려주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221
 
부모의 윽박지름은 당장의 화면을 끄게 할 수는 있지만, 아이의 뇌 속에 자리 잡은 '조절력'의 근육을 키워주지는 못한다는 뜻입니다. 전쟁 같은 일상 속에서도 우리가 잠시 숨을 고르고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는,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 만이 아이의 뇌를 '중독의 회로'에서 '조절의 회로'로 돌려 놓을수 있는 유일한 열쇠이기 때문입니다. 229
 
아이의 세계로 먼저 로그인하는 것은 부모의 자존심을 굽히는 일이 아닙니다. 내 아이를 외로움의 방에서 건져 올리기 위해, 어른이 먼저 내밀 수 있는 가장 용기 있고 지혜로운 손길입니다. 233
 

5장. 경계에 서 있는 아이들: 경계선 지능

 
통계적으로 보면 일반적인 학급당 2~3명은 반드시 해당할 만큼 우리 곁에 아주 흔하게 존재하는 아이들입니다. 결코 특별하거나 기이한 소수의 문제가 아닙니다. 많은 부모가 "도대체 왜 우리 아이가 이렇게 되었을까요?' 라며 결정적인 이유를 찾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경계선 지능은 유전과 환경, 성장 과정 속의 경험들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나타난 결과물입니다. 251
 
경계선 지능 아이들은 자신과 주변 상황을 한 발짝 떨어져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메타인지 Metacoanition'가 부족합니다. 메타인지가 부족하니 타인의 미묘한 표정 변화, 말투에 담긴 진짜 감정이나 의도를 자꾸만 오해하고 맙니다. 대화의 맥락을 파악하지 못해 뜬금없이 중간에 끼어들거나, 분위기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질문을 던지고, 상대방은 지루해하는데 눈치 없이 자기 이야기만 무한 반복하곤 합니다. 256
 
교육계와 복지계의 조사 자료들을 들여다보면, 느린 학습자들이 겪는 정서적 고통의 수치는 예상보다 훨씬 더 파괴적입니다. 경계선 지능 청소년의 심리 상태를 분석한 국내 외 연구 및 관련 보도자료에 따르면, 경계선 지능 청소년의 우울감 및 불안 장애 유병률은 일반 청소년에 비해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251
 
학교나 상담실에서 검사를 권유받으면 많은 부모님이 '아이에게 장애 진단이나 낙인이 찍히는 것 아닌가' 덜컥 겁부터 냅니다. 하지만 검사는 낙인을 찍기 위함이 아니라, 아이를 살리기 위한 '지도'를 그리는 과정입니다. 277
 
종합심리검사는 의료 기록상 진단명이 확정되는 '장애 등록'이 아닙니다. 아이의 인지, 정서, 주의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검사 행위'일 뿐이며, 임상 심리 기록은 의료법에 의해 철저히 비밀이 보장됩니다. 학교나 기관에 부모가 직접 제출하지 않는 한 외부로 유출될 수 없습니다. 277
 
종합심리검사에서 총점보다 중요한 것은 '지표별 편차'입니다. 경계선 지능 아이들 중에는 시각적 공간 인지(예: 도형 맞추기)는 평균 이상인데, 작업 기억이나 청각적 이해력만 뚝 떨어져 전체 총점이 낮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검사를 통해 "우리 아이는 눈으로 보는 건 잘하는데, 귀로 듣고 기억하는 속도가 느리구나"라는 식의 구체적인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야 비로소 맞춤형 학습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277
 
학습장애의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은 '지능지수(IQ)가 정상 범주(IQ 85 이상)에 속한다'는 점입니다. 즉, 전반적인 생각하는 힘이나 사리를 분별하는 능력,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인지적 역량은 또래와 다름없이 완벽하게 갖추고 있습니다. 280
 

6장. 마음의 안개 속을 걷는 아이들: 조현병과 조기정신증

 
조현병은 악기의 줄을 다시 맞추듯 신경망을 잘 조율하면 언제든 다시 아름다운 일상의 연주를 시작할 수 있는 질환'이라는 회복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310
 
드물지만 조현병의 양성 증상 가운데에는 긴장증 catatonia이라고 불리는 것도 있습니다. 이는 몇 시간 동안 같은 자세로 움직이지 않거나, 말을 하지 않고 외부 자극에도 거의 반응하지 않는 증상입니다. 마치 살아 있는 밀랍인형을 보는 것 같습니다. 이런 양성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조현병이라고 진단을 내립니다. 324
 
돌봄 속에서 지치고 무너지는 감정은 사랑이 없어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오랫동안 혼자 버텨왔기 때문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소진의 결과입니다. 351
 
이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억지로 아이를 끌어당기는 것이 아니라, 진아가 스스로 말할 준비가 될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주는 것이었다.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수용해 주고. 지시하는 대신 작은 선택권들을 주며 존중했다. 358
 
'카우아이섬의 기적'처럼 잘 자란 아이들의 주변에는 반드시 어떤 상황에서도 아이를 믿어주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어 주는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의지할 수 없는 부모 대신 조부모나 친척, 때로는 마을 사람이나 목사님 혹은 학교 선생님들이 그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세상 모두가 등을 돌려도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는 단 한 사람의 존재. 그 한 사람과의 연결이 있었기에, 아이들은 삶이 통째로 뒤흔들리는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오뚝이처 럼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입니다. 361
 
사람을 살리는 것은 거창한 말이나 대단한 능력이 아니라 '나는 네 편이야"라고 말해주는 아주 작은 연결입니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100%가 되어줄 수는 없어도, 서로의 삶을 붙들어주는 1% 정도는 되어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바로 그 1%의 연결이 한 사람에게 다시 살아갈 용기를 만들어줍니다. 365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