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들이 정말 ADHD일까 | 김경림 | 민들레(2018)

2026. 10. 21. 18:21ㆍ교육,시대경영

 

ADHD 진단을 받고 아이에게 약을 먹이는 부모들이 모두 그게 어 떠 약인지 몰라서 먹이는 것도 아니고. 그 방법이 최상의 해결책이 라 믿어서 먹이는 것도 아닙니다. 대개는 어쩔 수 없어서 먹입니다. 7

 

아이가 밤마다 잠 못 자고 보채다고 1년 365일 수면제 먹여 재우자는 거냐, 그 얘기입니다. 물론 굉장히 고통스럽습니 다. 일상생활이 제대로 안 되고 성격도 안 좋아지고 공부도 못하고 가족들도 죽을 지경이겠죠. 그렇다고 해서 수면제를 매일, 그것도 몇 년씩이나 매일 먹여 재우자는 거냐 그 말입니다. 8

 

만약 ADHD로 인해서 아이의 생명이나 안전이 위협을 받는다면 약을 먹여야 합니다. 하지만 수업에 방해가 되고 학습 진도를 못 따라가고 친구들과 잘못 어울리고 교사나 가족을 힘들게 한다는 이유로 약을 먹여서는 안 됩니다. 무엇보다 이 세상 그 누구도 자기 신체의 이유가 아닌 사회적인 이유로 타인의 결정에 의해 향정신성 약물을 먹어서는 안 됩니다. 이 책이 하고자 하는 얘기는 이겁니다. 8

 

학습과 사회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이는 아이에게 ADHD 약을 먹여서 공부 잘 하게 하고 학교 잘 다니게 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눈에 보이지 않게 문제를 덮어 두는 겁니다. 그렇게 틀어막아 두었다간 언젠가(그리 오래지 않아) 정말로 감당 못할 문제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게 될 겁니다. 9

 

나는 아이가 본래부터 가지고 있던 자기 고유의 것을 잘 지키면서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해주는 게 부모로서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약은 애초부터 단 한 알도 먹인 적이 없다. 행동치료도 받은 적이 없다. 나는 아이를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아이에 대해 더 잘 알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했다. 내가 아이와 같은 편이 되자 아이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본래의 자기 자신을 찾아가기 시작했고, 놀랄 만큼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협력자가 되었다. 대상이 아니라 주체가 되었고, 엄마와 동지 같은 협력자의 관계가 되었다. 17

 

사람은 누구나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일 때 가장 행복하고 편안하다는 것. 사람은 누구나 편안하고 충만한 상태에서는 자신과 주변을 이롭게 하는 방향으로 에너지를 발산하게 된다는 것. 이것이 본질이다. 18

 

나는 이 책에서 약물치료를 하지 않고 어떻게 해서 좋은 결과를 볼 수 있게 되었는지를 내 경험을 통해 이야기하려 한다. 또 ADHD에 대해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오해와 잘못된 인식, ADHD 약물치료의 함정과 폭력성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18

 

ADHD는 병도 아니고 장애도 아니다. 그냥 아이가 가진 어떤 특징이고 성향일 뿐이다. 창의적인 아이, 호기심이 많은 아이, 활동적인 아이, 통찰력이 있는 아이, 예민한 감각을 가진 아이, 수도 없이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어떤 아이는 절대음감을 가지고 태어나고 어떤 아이는 놀라운 통찰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19

 

1. ADHD에 대한 오해들

 

의사가 어떤 아이를 ADHD라고 진단할 수 있는 근거는 오로지 그 아이의 일상생활을 주의깊게 관찰한 부모와 교사의 의견이다(그리고 그 의견은 최소 6개월 이상 관찰된 것이어야 진단에 유의미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부모와 교사의 의견이 없는 상태에서 의사 단독으로 아이를 진찰해서 ADHD라고 진단할 수 있는 그 어떤 검사도구도 존재하지 않는다. 30

 

의사가 하는 역할은 ADHD 외에 다른 어떤 문제가 더 있는지를 살펴보고 혹시 지적장애나 발달장애, 우울증 같은 다른 문제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능검사도 해 보고 심리검사도 해 보는 것이다. 34

 

부모의 주관적인 기준에 따라 그 아이가 ADHD로 진단될 수도 있고 아니라고 진단될 수도 있다. 35

 

의사가 아이를 관찰해서 진단할 수 없고, 오로지 부모나 교사의 응답을 근거로 ADHD인지 아닌지를 판단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그 '응답'이라는 것 자체가 대단히 중요하고 유일한 근거가 된다. 그런데 그 응답 과정에서 정확하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원천 근거 자체가 부정확한 것이 되고 만다. 왜 의사들은 이 '응답 과정'에 함부로 개입하거나 혹은 소홀히 하는 것일까. 38

 

교사는 '혹시 ADHD인지 모르니까' 병원에 가 보라고 하고, 병원에 가면 '학교 선생님이 뭐라고 하더냐'고 물어보고. '학교 선생님이 이러더라' 말을 전하면 의사는 그 말을 듣고 ADHD라고 진단한다. 어이없지만 이게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다. 이렇게 내려진 진단에 대해 부모는 뭔가 의학적인 근거가 있나 보다'라고 막연히 믿게 된다. 40

 

분명한 사실은 의학적으로 ADHD의 원인은 밝혀진 바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당연히 치료약도 없다. 40

 

분명한 사실은 ADHD는 병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정신의학협회(APA) 보고서(1994)는 'ADHD를 병이라고 진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실험결과가 없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도 신경정신과 의사들은 "ADHD인가요?" 하면서 찾아오는 부모들에게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있다. 약물치료를 한다는 것은 곧 ADHD가 병이라는 것과 같은 의미다. 42

 

2. ADHD약물치료의 진실

 

그리고 애초부터 치료를 위한 약도 아니고 부작용도 엄청난 약을 몇 년씩이나 먹어야 하는 이유가 고작 '학교 다니기 위해서'라니! 오직 학교 다니기 위해서' 한참 자라나는 아이에게. 이제 태어난 지 7년 밖에 안 된 어린아이에게 모든 본능적 욕구를 가라앉히는 약을 먹이라 니 그럴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 것인가? 49

 

마약수사국이 분류한 마약 등급은 Ⅰ부터 V까지 다섯 등급이 있는데 ADHD 약물치료에 쓰이는 약은 그중에서Ⅱ등급이다. Ⅱ등급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이 안 된다면 다른 등급들과 비교해 보면 느낌이 확 올 것이다. 이보다 한 단계 더 위험한 등급인 '스케줄Ⅰ '에는 마리화나, 헤로인, ISD(환각제) 등이 속해 있다. 이런 것들은 의학적으로도 사용이 승인되지 않는 약들이다. 바로 그다음이 ADHD 약물이 포함된 스케줄 Ⅱ다. 그러니까 헤로인. 마리화나. LSD의 바로 다음 등급인 코카인. 아편과 같은 등급의 약물을 ADHD 아이들에게 장기 복용시키는 것이다. 53

 

미국소아과학회가 발간한 <ADHD에 대한 가장 완전한 지침서>에서는 ADHD 약을 처방받은 아이들이 그 약을 먹지 않고 모아 두었다가 암거래 시장에 내놓아 마약 공급 역할을 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아이가 ADHD 약을 먹지 않고 몰래 모으고 있지는 않는지 부모와 의사가 철저히 감시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쓰고 있다. 미국에서는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암거래로 이 약을 구입해서 마약으로 복용하는 수요가 실제로 있다는 얘긴데 그렇다면 이 약을 먹으면 마약 복용의 효과가 나타난다는 거다. 이래도 이 약이 안전한가? ADHD 아이가 이 약을 누군가에게 돈 받고 팔면 마약 거래를 하는 것이고, 아이 자신이 먹으면 약물치료라는 것이다. 이게 말이 되는가? 54

 

2016년 우리나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는 병원에 비치하는 홍보용 팸플릿에 ADHD 약 제품명 '콘서타'를 명시해 배포한 제약회사에 대해 `마약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 제약회사는 2009년에도 유사한 일로 식약처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은 바 있다(2016년 9월 27일자 < 의학신문 >. <약업신문>, <메디컬 투데이> 등). ADHD 약을 소비자에게 직접 홍보하면 마약관리법 위반이 되는 것이다. 54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쉽게 빠져나갈 수 없게 발목을 잡는 것이 있다. '반발 효과'라는 것이다. 약물치료를 시작하면 처음에는 반짝 좋은 효과를 내다가 점점 별 효과가 없어지게 된다. 그러다가 약물을 중단하거나 복용량을 줄이면 애초에 약물 사용을 하기 이전의 상태보다 훨씬 악화된 증세를 보이게 되는 것이다. 59

 

아이가 각성제 약효로 인해 긴장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선생님을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다. 그러나 그게 곧 아이도 편안해졌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아이는 ADHD라는 꼬리표를 달고 편견과 차별, 부당한 대우를 받게 되고 더 힘들어질 수 있다. 또 약의 부작용으로 인해 아이 자신은 휠씬 더 힘들고 피폐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수 있다. 64

 

3. ADHD 앞에 무너지는 부모들

 

자신의 주양육자가 자기 존재를 인정하고, 자기를 이해하고 있다는 완전한 신뢰가 생기면 아이는 주양육자의 권위를 인정하고, 그 권위자가 설정해 주는 한계는 기꺼이 수용하게 된다. 86

 

4. 특별한 재능을 가진 아이들

 

호노스웹은 ADHD라는 진단을 받게 되는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특별한 재능을 다섯 가지로 제시한다. 창의성, 사람에 대한 직관력, 정서적 민감성, 살아 있는 것에 대한 교감, 높은 에너지 수준이다. 남들보다 뛰어난 이 다섯 가지 특별한 능력으로 인해서 이 아이들이 특별해 보이는 것이고, 바로 그 특별함 때문에 이 사회에서 오해받고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97

 

창의적인 아이들은 자기가 알아서 자유롭게 탐색하고 탐구하고 탐험하기를 원한다. 남이 정해 준 순서에 따르고, 남이 만들어놓은 틀 속에 머무는 것 자체를 힘들어한다. 102

 

부모가 보기에는 답답할지 몰라도 창의적인 아이에게 아무것도 안 하면서 빈둥거리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창의적 활동이며, 그렇게 마음껏 게으르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이야말로 이 아이들의 창의성의 원천이 된다. 103

 

ADHD라는 소리를 듣는 아이들이 교실 수업에 집중하기 어려워하는 것은 이 아이들의 집중력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교실 위주의 학교 수업이 이 아이들의 관심 분야를 전혀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아이들은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개념보다는 실제 세계에 대해 휠씬 더 크고 강렬한 호기심을 가진다. 121

 

아동행동연구가 페이버-테일러(Faber -Tavlor)는 2001년 연구에서 ADHD 아이들이 자연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낸 후에 더 집중하고 과제를 완수하며 지시에 잘 따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수업이나 과제와 같은 구조적인 활동을 하게 하려면 "이걸 다 하고 나면 밖에 나가 놀게 해 줄게." 하는 것은 효과가 없고, 반대로 먼저 충분히 밖에서 시간을 보내게 해 준 다음에 수업이나 과제를 하게 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123

 

ADHD 아이들이 교실에서 수업시간에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일이 많은데, 이것은 강제로 '목적이 있는 주의'를 기울여야만 하는 시간이 너무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아이가 중간중간 그 억제로부터 자신을 놓아주는 행동으로 볼 수 있다. '목적이 있는 주의집중' 시간이 너무 오래 지속되면 '목적을 가지지 않은 자연'으로 아이의 주의가 자연스레 돌아가는 것이다. 그것은 아이가 수업시간을 무사히 견디기 위해 스스로 취하는 조치일 수 있다. 돌고래가 가끔씩 숨을 쉬러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것처럼. 123

 

과잉행동이라고 하는 것은 구조화된 활동을 하는 데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학교나 학원, 무슨 프로그램 참가 같은 구조화된 활동에서는 정해진 활동 이상의 행동에 대해 '과잉'이라고 지적하게 된다. 자유로운 공간과 시간에서는 '과잉'이 아니라 그저 활동 에너지가 많은 것뿐이다. 124

 

5. 재능이 어째서 문제가 된 걸까?

 

모든 동물은 위험하거나 고통스러운 상황에 맞닥뜨리면 본능적으로 두 가지 중 한 가지 전략을 선택한다. 하나는 '맞서 싸우기'이고 다른 하나는 '물러서기'이다. 상대가 만만해 보이고 승산이 있어 보이면 맞서 싸우고, 그렇지 않으면 그 상황을 피하는 전략을 쓴다. 정신적인 고통에 적용하자면, '직면하기'와 '회피하기'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것이다. 고통에 직면하지 않고 회피하는 것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본능적이고 정상적인 전략이다. 129

 

처음에는 교사로부터 어떤 부정적 피드백이 예상될 때만 이런 전략을 쓰다가, 회피해야 할 고통이 점점 커져서 학교생활 자체가 고통스러운 것으로 인식되면 모든 수업시간에 습관적으로 이렇게 할 수 있다. 이런 식의 패배적 대처 방식을 심리학 용어로 '자기 불구화(self-handicapping)'라고 한다. 129

 

안절부절못하고 끊임없이 손이나 발을 움직이고 일어서서 왔다 갔다 하는 것이야말로 고통스러운 환경에서 도망치고 싶은 가장 본능적인 반응이다. 우리 안에 갇힌 동물이 극도로 불안하고 그 장소를 벗어나고 싶을 때 보이는 행동과 같은 것이다. 130

 

6.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의 문제

 

모든 아이들은 자기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를 내면화한다. 부모가 자기를 어떤 아이로 생각하느냐가 곧 아이의 자기 인식이 된다. 부모가 아이를 어떤 태도로 대하느냐가 곧 아이가 자기 삶을 대하는 태도가 된다. 부모가 아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로 대하면 아이도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한다. 142

 

부모까지 포함해서 모두가 다 자기를 열등하고 이상한 아이라고 생각한다면 아이는 그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하는데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고통스러우니까 부주의, 산만함, 무관심, 무기력, 과도한 움직임 같은 행동으로 '회피하기' 전략을 쓰는 것이다. 차라리 아이가 고집을 부리고 반항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오히려 긍정적으로 해석할 만한 일이다. '자기 신뢰감'의 표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자기 자신이 어떤 아이라는 걸 알고 있다는 뜻이고, 그런 자기에 대한 이해나 대우, 처분이 부당하다고 느껴질 때 고집을 부리고 반항을 한다. 이런 태도를 보이지 않는 아이는 자기가 받는 취급 그대로, 자기도 스스로 못났다고 여긴다. 143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라는 병명으로 아이를 규정하는 것과 '창의성'. '직관력', '정서적 민감성'과 같은 재능으로 아이를 이해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146

 

아이는 정서적 직관력과 민감성을 가지고 있다. 교사의 지시와 규칙이 본질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아이가 간파했을 수 있다. 아이의 태도에 대한 교사의 부정적 피드백이 아이의 자존감을 손상시켰을 수 있다. 그로 인해 아이가 자기 자신을 보호하려는 회피하기 전략으로 문제행동을 보인 것일 수 있다. 147

 

7. 치유와 성장

 

아이가 목표도 없고 의욕도 없이 게임에만 목을 맨다고 애태우는 주변 부모들 얘기를 들으며 가장 안타까운 것은 '노는 것도 아니고 안 노는 것도 아니고,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고 안 하는 것도 아닌' 상태를 너무 오래 끌면서 부모와 아이가 그 갈등 자체에 매몰돼 버린다는 것이다. 176

 

8. 중고등학생들은 괜찮나

 

초등학교 기준으로 볼 때는 지금 중학교 애들의 절반은 ADHD다. 그런데 중학교 교사들한테 "이 아이들이 전부 ADHD가 아닐까요?"라고 물어보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요즘 애들 다 그래요. 이 정도인 줄은 모르셨죠?"라고 할 거다. 똑같은 행동을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하면 요즘 애들 다 그런 것'이 되고. 초등학교에서 하면 ADHD가 된다. 일곱여덟 살짜리 어린애들이 수업시간에 떠들고 돌아다니고 딴짓하면 ADHD라 하고, 그보다 열 살이나 더 먹은 다 큰 애들이 수업시간에 장난치고 떠드는 건 '교실붕괴'라고, '지금의 학교 현실이 그렇다'라고 말한다. 182

 

9. 부모와 교사들 이야기

 

약을 먹여 본 부모들은 왜 아이에게 약을 계속해서 먹일 수 없었는지에 대해 말하면서 울컥 눈물을 쏟기도 한다. 의학적으로 가장 흔히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밥을 잘 먹지 못하고 잠을 잘 못 자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약을 먹여 본 부모들은 그 부작용이라는 게 그렇게 말로 간단히 설명할 수 없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어른 입장에서는 통제하기 수월해질지 몰라도 아이 자신은 너무나 힘들고 불행해 보인다고. 하루 이틀도 아니고 날마다 그렇게 영혼이 빠져나간 것 같은 상태로 살아가는 아이를 지켜보는 것이 너무나 괴로워서 도저히 약을 계속 먹일 수가 없다는 것이다. 189

 

지역아동센터나 어린이집 교사들도 마찬가지였다. 부모의 돌봄이 부족하거나 가족 중에 아이를 돌볼 사람이 아예 없어서 방치되다시피 한 아이들의 경우 특히 ADHD가 많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그 교사들은 부모가 신경 쓰지 않고 내버려 둔, ADHD가 의심되는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서 진단과 처방을 받아서 약을 챙겨 먹이기도 한다. 교사들은 그렇게 하는 것이 아이를 돕는 일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 아이의 어떤 점에서 ADHD를 의심하게 됐는지 물어보면 거의 대부분 품행장애에 해당하는 특성들을 말한다. 191

 

약 자체의 중독성에 대해 의사들은 뭐라고 해명할지 모르겠지만, 약의 도움 없이 자기 자신의 의지와 능력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믿음이 어린 시절부터 굳어져 버린 것이야말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197

 

10. 아이를 덮어쓴 ADHD

 

ADHD는 사람의 몸에서 일어난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만들어 낸 문제다. 202 200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에 제출한 <연도별 초중고 ADHD 원외처방 수진자 현황(2008)>에 따르면 신경정신과 진료를 받은 초등학생 환자 중 ADHD 비율이 67.3퍼센트였다. 신경정신과를 찾는 아동 중 3분의 2가 ADHD라는 얘기다. ADHD가 없다면 3분의 2가 떨어져 나가는 셈이다. 206

 

제약회사들은 해마다 엄청난 홍보비를 들여 신경정신과 의사들을 초빙해 ADHD 약물치료를 권장하는 강연회나 세미나를 개최한다. 의사들은 각종 언론에 인터뷰를 하거나 기사를 써서 ADHD에 대한 공포를 조장하고 약물치료를 권한다. 학교는 진지한 고민 없이 해마다 수많은 아이들을 의사들에게 공급한다. 왜곡되고 편향된 정보밖에 접할 수 없었던 부모들은 이런 불안 마케팅의 먹잇감이 되어 스스로 자녀 손을 잡고 병원으로 찾아간다. 이렇게 해서 탄탄한 ADHD 시장이 형성되었다.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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