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1. 10. 08:32ㆍ책속진주(영혼,마음경영)
그림책으로 해보고 싶은 일들이 있어 마음만 먹고 있던 가운데 지인께서 소개해 주신 책이 이 책이다. 심리학과 그림책을 연결하여 인간의 오묘한 마음들을 표현해 놓은 동화책을 마음껏 추천받을 수 있는 책이었다.

1장. 지그문트 프로이트
‘직면’하게 되면 그동안 외면하고 회피하며 부정해서 해결하지 못했던 수많은 미해결 과제가 풀리면서 마음의 편안함을 얻을 수 있다. 이렇듯 직면은 우리의 성장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18
내 삶의 본래 주인인 ‘나’가 주체적으로 서지 못했을 때 무의식은 제 주인을 삼켜 버리고 제멋대로 그의 삶을 할퀴려 든다. 20
심리적 수월함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나를 괴롭히는 가족이나 친구, 직장동료, 또는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바뀌지 않는다고 아파하고 버거워할 것이 아니라 ‘나’를 찾아 제자리에 잘 세우는 것이다. 20
비유하자면 쉽고 편하고 즐거운 걸 원하는 즉, 쾌락의 원리대로 움직이는 원자아가 악마고, 그걸 억누르는 도덕원리의 초자아가 천사다. 원자아는 뛰쳐나가고 싶어 하고, 초자아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완전 극과 극, 상극인 둘 사이에 현실 원리를 반영한 자아가 끼어 중재자 역할을 한다. 25
수용하기 어려운 비논리적인 생각이나 행동을 그럴싸한 이유를 달아 정당화해서 자신의 정서적 안정을 찾으려고 할 때 작용하는 기제를 ‘합리화’라고 한다. 인간 대부분이 합리화를 하지 않고 사는 날이 있을까 싶을 만큼 합리화는 일반적이고 가장 많이 쓰는 방어기제다. 29
‘억제’란 의식 또는 반의식적으로 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예컨대 실연당한 젊은이가 옛 기억들을 잊으려 하는 경우다. 방어기제 중 유일하게 의식에서 이루어진다. 35
좋은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위기를 겪지만, 부정적 에너지를 긍정으로 변화시켜 원하는 것을 얻고, 거기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인생으로부터 탈출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했다. 42
2장. 칼 구스타프 융
몇 년 전부터 젊은 층에서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MBTI도 융의 심리유형론을 기초로 한 검사다. 이처럼 알게 모르게 우리 곁, 훨씬 가까이에서 인간의 심리를 이야기해 주는 학자가 바로 ‘분석심리학’의 기초를 세운 융이다. 45
“세상 모든 문제의 근원은 성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한 정신분석학의 대가 프로이트! 성적 접근만으로 모든 문제의 해결은 불가하다며 무의식 세계를 주장한 정신분석학자 융!” 46
개인 무의식 밑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면 집단 무의식이 있다. 융은 개인 무의식보다 집단 무의식을 더 중요시했는데, 이 집단 무의식을 인간 고유의 원초적이고 보편적인 특성으로 보았다. 54
서로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고 각자의 가슴에 아픈 기억을 남기더라도 치유가 가능한 것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가족 집단이라는 무의식 공유에 뿌리를 두기 때문이다. 56
융은 ‘나’를 세 가지로 설명한다. 남이 보는 나, 내가 되고 싶은 나, 진짜 본래의 나. ‘페르소나 Persona’란 다른 사람이 보아주길 원하는 자신의 모습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페르소나를 사용하는가? 겁이 나지만 대범한 척하고, 소심하지만 사교적인 척한다. 우울하지만 밝은 척하고, 싫어도 좋은 척한다. 이처럼 융은 페르소나가 있어 사람들과 상호 관계를 맺을 수 있고, 개인이 사회적 요구에 적응할 수 있다고 보았다. 57
페르소나는 집단이 공동으로 정해 놓은 행동 규범으로, 고정불변이 아니라 늘 변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페르소나에 지나치게 의지해 자기화하고, 적당한 때에 페르소나를 벗고 숨 쉴 여유를 만들어 주지 않으면 진정한 자아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57
융은 개인 무의식과 집단 무의식을 넘어서 인간이 가야 할 길을 ‘개성화’라는 단어로 설명한다. 59
융은 자기 자신을 자꾸 억누르는 것, 이것이 진짜 병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무의식을 계속 억압하다 보면 결국은 신경증, 심하게는 정신병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60
융은 이야기한다. “중년의 위기란 사실 위기가 아니라 일종의 자기 치유 과정”이자 “마음의 균형을 찾으려고 하는 시도”라고. 60
MBTI 해석은 4가지 기둥에서 출발한다. 첫 번째 기둥의 핵심은 에너지의 ‘방향’이다. 에너지가 밖으로 나가면 외향형 Extroversion, 안으로 들어오면 내향형 Introversion이다. 내가 E인지 I인지 잘 모를 때는 기준점이 하나 있다. 갈등이 발생했다. 이때 사람들을 만나서 “그래, 마시고 죽자!”며 해결 방법을 밖에서 찾는 사람은 외향형, E다. 에너지 방향이 밖을 향하는 것도 있지만, 내 안의 아픔을 발화시키는 것이다. I인 사람은 갈등이 생기면 책을 들고 찜질방에 간다. 그리고 음악을 들으며 생각에 빠져든다. 이처럼 자기만의 공간에서 자기만의 취미로 갈등을 풀어내는 사람은 내향형, I이다. 두 번째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눈으로 확인하고 귀로 듣는 등 오감으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감각형 Sensing이다. “쟤는 꼴통이야. 딱 보면 알아”라는 식은 직관형 iNtuition이다. 세 번째는 어떻게 ‘결정’을 내리느냐이다. 하나하나 따지고 계산하는 등 열심히 머리를 굴리는 것은 사고형 Thinking이다. 그게 아니라 그냥 감정, 마음이 동하는 것에 따라 눈물 콧물 찍으며 움직이면 감정형 Feeling이다. 마지막은 실생활에 대처하는 방식, 즉 ‘삶의 방식 Life Style’에 대한 판단 또는 인식이다. 차근차근 계획을 세우고, 일단 계획이 섰으면 빨리빨리 움직이는 것은 판단형 Judging이다. “무계획이 계획!”이라며 이 길이 맞는다고 생각하다가도 저 길이 더 좋아 보이면 그냥 틀어 버리는 것은 인식형 Perceiving이다. 이 4가지 기둥을 조합해 총 16가지 유형으로 설명한 것이 바로 MBTI다. 62
젊은 층에서 MBTI 검사가 유행하고, 나아가 사주나 타로점이 성행인 이유는 뭘까? 상대적으로 관계가 힘들어서이고, ‘상대방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라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반증이 아닐까. 66
3장. 알프레트아들러
알프레트 아들러 Alfred Adler, 1870~1937는 “인간은 변할 수 있고,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 그것을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용기’다. 자유로워질 용기, 평범해질 용기, 행복해질 용기, 그리고 미움받을 용기…….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원하는 당신,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아들러의 독려는 지치고 고단한 청춘들의 마음에 더없이 필요한 심리이론이다. 73
아들러는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알려진 정신의학자로, 우리나라에서는 《미움받을 용기》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오스트리아 출신인 아들러는 자아 존중감을 중요시하고, 긍정적 사고를 강조하는 ‘개인심리학’을 창시해 현대 심리학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74
아들러는 열등감에는 세 종류가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는 기관 열등감이라고 하는 신체적 열등감이다. 두 번째는 ‘사회적 열등감’으로 가정이나 조직 내에서 느끼는 열등감이다. 세 번째는 ‘심리적 열등감’으로 지적 또는 성격적 열등감을 말한다. 75
인생은 부족한 것을 보충하고 낮은 것을 높이고 미완성을 완성해 가는 과정이다. 인간은 연약하고 열등감을 가진 존재지만, 그것을 자신을 개발하는 원동력으로 삼아 앞으로 나아간다. 열등감은 우리 안에 숨어 있는 잠재력이며, 우리 속에 숨은 보석을 꺼내 우월로 가는 근원이자 에너지가 된다. 75
어른이 된 우리는 열등감을 원동력 삼아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 한다. 고민하지 않고 열등감을 그대로 열등감으로 남겨 두면 우리 인생에 커다란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열등감을 극복하지 못하면 병적인 열등감 상태(열등 콤플렉스)에 빠지기도 하고, 열등감의 방향을 잘못 잡으면 불행 자랑(우월 콤플렉스)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78
열등감을 무기 삼아 자신이 얼마나 힘든지를 끊임없이 토로하며 자신을 보호해 달라고 하는 경우, 열등감 자체를 첨예화시켜 특이한 우월감에 빠진 상태를 심리학에서는 ‘불행 자랑’이라고 한다. 80
‘가스라이팅’도 일종의 우월 콤플렉스다. 가스라이팅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상대를 통제하거나 마음을 조정해서 그 사람이 판단력과 현실 감각을 잃게 만든다. 즉, 권력관계를 이용해서 조정자 역할을 하고 우월 관계를 만들어 사람을 통제하려는 것이다.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에게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를 가스라이팅으로 표현한다. 관계란 수평적이어야 하는데, 자꾸 심리적으로 상대를 지배하려고 하면서 관계가 기울어진다. 81
열등감은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자신의 열등감이 무엇인지 알아차리는 것이 급선무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자기 분석을 할 필요가 있다. 내가 분석되면 나의 열등감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내가 관계 속에서 뭘 중요하게 여기는지, 나의 신념, 태도, 가치관까지 점검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열등감을 극복해 가는 과정이다. 82
아들러는 사회적 관심과 고민이 결국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고, 우리가 건강하게 성장하는 통합적인 삶을 사는 데 가장 기초가 된다고 말한다. 83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나의 생활양식과 타인의 생활양식이 달라서 충돌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렇기에 ‘관계나 소통’의 문제를 풀려는 개인 상담자에게 종종 집단상담을 권하기도 한다. 89
기억은 정확하지 않다. 그뿐만이 아니다. 사람은 많은 기억을 왜곡시킨다. 그래서 아들러는 초기 기억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 초기 기억을 통해 생활양식을 파악하기도 한다. 초기 기억 안에는 사건만이 아니라 그때 느꼈던 감정, 그때 했던 생각, 주변에서 자기를 어떻게 봤는지, 느꼈는지, 부모가 자신을 어떻게 보았는지에 대한 감정과 생각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들러는 상담에서, 특히 아이들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그 아이의 현재 행동, 지금 보이는 문제 행동을 이해하도록 돕는 데 유용한 도구로 초기 기억을 사용한다. 90
부적응적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다. 아들러 학파는 이를 ‘낙담한 아동’이라고 이야기한다. 낙담한 아이들이 문제 행동을 보일 때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격려’다. 아이들을 격려하고, 세상이 아름답다고 이야기하고, 아이들이 좀 더 아름다운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말해야 한다. 91
하버드대학 보고서에 따르면 하버드대 학생의 70~75%가 장남 장녀였다. 샌델 교수는 이것은 장남이나 장녀가 다른 형제보다 지적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부모들 대부분이 첫아이에게 관심이 아주 커서 지적 자극이나 지원을 제일 많이 한 것이고, 아이들도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93 외동은 늘 자기가 중심이었기 때문에 관계에서 가장 여유롭고 다른 사람에게 잘 휘말리지 않는다. 그러나 반대급부로 친밀한 관계는 맺지 않는다. 아니, 잘 맺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독립적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관계에서는 큰 마찰 없이 잘 지내지만,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은 어려워한다. 95
아들러는 생활양식을 지배, 획득, 회피, 유용, 이렇게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아들러는 자신이 어떤 생활양식을 택하고 있는지 찾아보라고 한다. 96
아들러가 말하는 총체적인 인간, 전체적인 존재는 타인과 어울려 하나의 목표를 책임감 있게 끌고 가는 인간이다. 100
4장. 앨버트 앨리스
앨리스는 사람들의 생각이 저마다 다른 것은 사건이 문제가 아니라, 같은 사건을 두고 보는 사람의 시각이나 신념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인간의 고통은 외부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것에 대한 생각에서 발생한다는 가정 아래 세운 것이 ‘ABC 이론’이다. ABC 이론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선행사건 Antecedent Events이 발생하면 개인의 신념 Belief을 통해 결과 Consequences로 나타난다”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결과(C)는 선행사건(A) 때문이 아니라 가치관이나 태도 등 신념 체계(B)를 매개로 지각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때 신념이 합리적이면 결과도 적절하겠지만, 신념이 비합리적이라면 화, 우울, 초조, 좌절, 폭력 같은 부적절한 정서적·행동적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109
앨리스는 사람이 이처럼 극단적인 행동을 일으키는 것은 사건이 문제가 아니라 비합리적인 신념 때문이라고 봤다. 110
합리적 정서행동치료 REBT’는 인간의 세 가지 심리 영역인 인지, 정서, 행동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인지가 핵심이 되어 다양한 기법을 활용하는 치료다. ‘논박하기’는 대화와 질문을 통해 스스로 깨닫게 하는 방법이며, ‘합리적 역할극’은 심리적 고통을 겪은 사람들이 역할을 맡아 체험하는 방식으로 최근에는 연극치료, 예술치료로 발전하고 있다. 126
5장. 게슈탈트 심리학
프로이트와 융은 의식과 무의식을 쪼개서 사람을 설명했지만, 게슈탈트는 인간과 삶의 문제, 정신과 환경을 따로따로 조각내서 보지 않고 모든 것이 서로 연관되고, 연결된, 통합적이고 유기적인 존재로 이해했다. 또 인간의 무의식을 파헤칠 것이 아니라 우리 가까이에 있는 것을 조금 더 선명하게 알아차리고 접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자는 것이 게슈탈트 학자들의 주장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시야가 확장되면 새롭고 창의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신념으로. 133
게슈탈트 심리학은 인간 개개인이 하고 싶은 욕구를 따로따로 떼어 놓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인지, 사고, 행동 등 모든 활동을 하나로 합쳐 해결한다고 봤다. 이것을 ‘게슈탈트를 형성’하고 ‘게슈탈트를 해소’한다고 표현한다(욕구 형성, 욕구 해소로 기억하면 될 듯하다). 게슈탈트는 행동, 감정, 사고를 모두 포함하는 전체적인 개념이다. 134
게슈탈트 심리학은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현재를 보려는 ‘여기, 지금(here & now)’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론으로, 엄밀히 말하면 지금도 계속 발전하고 있는 ‘진행형(ing) 심리학’이다. 134
내가 현재 관심을 두고 초점을 맞춘 것을 ‘전경’이라고 하고, 관심 밖으로 물러나 있는 부분을 ‘배경’이라고 한다. 134
건강한 사람은 전경과 배경의 교체가 확실하게 이루어지며, 이것은 게슈탈트 형성과 해소가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는 의미다. 이 같은 전경과 배경의 교체는 어릴 적 성공 경험이 아주 중요하다. 134
전경과 배경이 원활하게 교체되어야 건강한 심리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만약 알아차림과 접촉이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심리장애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137
펄스는 알아차림만으로도 치료 효과가 크다고 주장했다. 그림책이 좋은 예다. 그림책을 읽다 보면 어느 장면에서 자신의 상황과 겹쳐지면서 가슴을 탁, 치는 울림이 있다거나 울컥하기도 하고, 이제껏 왠지 모르게 답답했던 부분이 풀린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것이 바로 알아차림이다. 알아차림이 있으면 일상을 수정하기 위해 약간의 행동 변화가 일어난다. 이처럼 자신이 해결하지 못한 욕구나 감정을 알아차린 것만으로도 치료 효과는 있다.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알아차림과 접촉이 함께 일어나는 것이다. 알아차리긴 했는데 접촉하지 못하거나, 접촉했는데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미해결 과제는 계속 쌓이고, 의미 없는 만남이 될 수밖에 없다. 137
알아차림과 접촉은 게슈탈트가 생성되고 반복되는 과정이다. 이 알아차림과 접촉에는 주기가 있고, 주기는 6단계를 거친다. 욕구가 해결되면 배경으로 물러난다. 그러면 다시 새로운 욕구, 게슈탈트가 형성된다. 게슈탈트를 먼저 감각으로 느끼고, 알아차리면 에너지를 동원해서 행동으로 옮긴다. 그러면 접촉을 통해 게슈탈트를 해소하게 된다. 해소된 게슈탈트는 배경으로 물러난다. 140
우리는 접촉해야 그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접촉함으로써 게슈탈트가 해소되고, 배경으로 물러난다. 완벽주의자들은 일을 다 끝낸 뒤 다음 일로 넘어가야 하는데, 완벽하게 끝내지 못했다는 생각 때문에 “내가 왜 그랬지?”, “이게 잘못된 건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계속 전경에 머물러 있다. 141
내사內射’는 타인의 신념과 기준을 비판 없이 받아들여 나의 행동이나 사고방식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투사投射’는 자기 생각이나 욕구 감정 등을 남 탓, 환경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144
접촉 경계 혼란은 편향으로도 작동된다. ‘편향’은 편견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편견은 나의 감각이나 감정을 둔감하게 만든다. 그래서 부정적인 감정과 접촉하지 않으려고 미리 피해 버린다. 그러다 보니 접촉을 최소화하고, 자꾸 화제를 빙빙 돌린다. 편향 행동을 하는 사람은 “사는 게 재미없어”라는 말을 많이 한다. 148
내가 상처받을까 봐, 다른 사람의 시선이 무서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조금 아프더라도, 조금 상처받더라도 과감히 내 마음을 끄집어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148
내가 원하는 삶을, 내가 나로 바로 서는 것이 내가 나로 사는 것이다. 자기 계발서를 읽거나 훌륭한 사람들의 기사를 접하면 “나도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령 김영아 교수 강의를 들으며 “나도 김영아 교수처럼 되고 싶어”라고 생각하는 사람, 꼭 있다. 게슈탈트 심리학에서는 이런 현상은 좋지 않다고 말한다. 김영아 교수처럼 되고 싶다는 것은 내가 나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건강한 사람은 다른 사람처럼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나는 그냥 나”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내가 원하는 나, 나 자신이 되는 것이 진정 건강한 사람이다. 150
6장. 빅터 프랭클
오스트리아의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빅터 프랭클의 이름은 몰라도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 제목은 한 번쯤 들어 보았을 것이다. 빅터 프랭클은 자신이 수용소에서 겪은 경험담을 토대로 ‘로고세러피 logotherapy, 의미치료’라는 새로운 정신치료법을 개발했다. 156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뎌 낼 수 있다. 156
프랭클보다 먼저 갇혀 있던 의사 동료는 프랭클에게 조언한다. “가능하면 매일 면도하게. 유리 조각으로 하는 한이 있더라도, 그것 때문에 마지막 남은 빵을 포기해야 하더라도 말일세. 그러면 더 젊어 보일 거야. 뺨을 문지르는 것도 혈색을 좋아 보이게 하는 한 가지 방법이지. 살아남기를 바란다면 한 가지 방법밖에는 없어. 일할 능력이 있는 것처럼 보여야 해.” 158
도스토옙스키는 “고통이 있는 것은 참을 수 있다. 하지만 나의 고통이 가치 없어지는 것은 참을 수 없다”라고 했다. 즉, 인간은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그것이 설령 고통이 따르는 일이라고 할지라도 나의 선택이기 때문에 그 고통을 견뎌 내는 존재라는 뜻이다. 159
로고세러피는 인간에게는 모든 것을 다 빼앗아 가도 단 한 가지 빼앗아 갈 수 없는, 자기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에 대한 의지’가 있으며, 인간은 그것을 토대로 삶의 의지와 의미를 바꿔 나가는 존재라고 전제한다. 161
자신을 객관화시키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다. 자기를 분리하는 훈련이다. 인간은 거리감을 두고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존재다. 바둑이나 장기를 둘 때 옆에서 훈수를 두는 사람처럼 자기 자신과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것이다. 162
프랭클은 프로이트·아들러와 함께 빈 정신학파의 3대 거장으로 불린다. 이들 세 명의 주장에는 공통점이 있다. 인간의 행동에는 ‘동기’가 있다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행동 동기가 ‘리비도’, 즉 쾌락이라고 보았다. 아들러는 인간의 행동 동기가 ‘우월 추구’라고 보았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주변에 자신보다 우월한 존재로 둘러싸인다. 아들러는 열등한 인간은 우월해지기 위해, 지금보다 조금 더 나아지기 위해 행동한다고 말한다. 프랭클은 인간의 행동 동기가 목적 지향적, 의미 추구라고 보았다. 165
과연 삶의 의미란 무엇일까? 삶의 의미를 찾아서 뭔가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우리가 살아가면서 증명해 내는 게 삶의 의미인 것이다. 어떤 목표를 정해 놓고 “나는 지금부터 저걸 내 삶의 의미로 정해서 그걸 증명할 거야”가 아니라 지금 내게 주어진 상황에서 열심히 사는 것이 삶의 의미라는 말이다. 대단한 사람이 되거나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으로 삶의 의미를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일을 조금 더 열심히, 조금 더 편안하게 해 나가는 것이 가장 멋진 삶의 의미를 구현해 가는 방식이다. 167
프랭클은 “인생을 두 번째로 사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지금 당신이 막 하려는 행동이 첫 번째 인생에서 이미 그릇되게 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 생각하라”라고 말한다. 만약 현재의 삶이 두 번째 사는 삶이라면 지금처럼 행동할까? 게으름을 피우거나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거나 사랑을 뒤로 미룰까? 171
공허라는 가면을 쓰고 의지를 찾으려고 하면 권력욕이나 쾌락욕의 형태로 흘러가기도 한다. 권력이나 물질, 또는 쾌락에서 의미를 찾아 나 자신이 사라진 것에 대해 공허함을 채우려고 하는 것이다. 175
로고세러피에서는 삶의 의미를 발견하기 위한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첫 번째는 ‘창조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연습이다. 창조적 가치라고 해서 창작이나 예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작은 것이라도 무언가를 만들어 냄으로써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내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면 무엇이든 좋다. 취미, 공부, 봉사, 심지어 빨래 개는 일이라도 괜찮다. 두 번째는 관계 속에서, 경험 속에서 삶의 의미가 있는 ‘경험적 가치’를 찾는 것이다. 경험적인 가치란 자세하고도 충분히 경험하는 것. 세상과 사랑하고, 소통하고,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즉, 사랑을 통해 기쁨을 경험하고, 좋은 풍경을 보고 감동하며, 악기를 연주하며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렇게 행동하다 보면 그 속에서 나라는 존재의 의미를 훨씬 더 잘 느낄 수 있고, 삶을 대하는 태도 역시 여유로워질 것이다. 세 번째 ‘태도적 가치’란, 삶에서 부딪치는 상황마다 어떤 태도를 보일 지를 자신이 결정함으로써 얻는 가치를 의미한다. 로고세러피에서 중요하게 강조하는 ‘의지의 자유’와 관련된 가치이기도 하다. 177
‘인생이란 폭풍우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비비안 178
오늘, 당신을 만나려고 준비하는 나. 가끔 밀려오는 두려움에 뒤엉킨 생각들로 답답하기도 하지만 걱정 마세요. 나를 잡아주는 두 손이 있으니까요. 이렇게 당신에게 가고 있어요. 거기, 그 자리에 계실 거죠? 《이렇게, 당신에게 가고 있어요》 신혜진 글 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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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이야 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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