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행동 지원 | 이진식 | 박영스토리(2021)

2026. 6. 3. 17:16책속진주(교육,시대경영)

최근 도서관에 신청했던 신간 도서를 통해 가뭄에 오아시스 같은 책들을 몇 권 만났다. 이 책도 그중 하나이다. 그동안 발달장애아이들을 대하며 가졌던 나의 교육관이 틀리지 않았음을, 더욱 견고하게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이상하게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던 주류 교육학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나름의 소신을 가지고 있었음에 감사하며 작게나마 실천하고 있었음에 감사했다.  그 소신을 이론적으로 받쳐줄 책들을 만났으니, 이제 현장에서 더욱 역동적으로 실천해 보아야겠다.

 

긍정적 행동 지원 역시 오랜 기간에 걸친 중재로 행동이 교정되어도, 장기적으로도 효과가 있다고 검증된 바는 없다. 긍정적 행동 지원은 근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기에 시간이 지나고 환경이 바뀌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

 

습관화되고 패턴화 된 도전적 행동은 겉으로 드러난 행동만을 변화시키려고만 한다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그 근원에 숨어있는 무의식적 마음의 작용을 바꿔주어야 진정한 행동 변화가 가능하다.

 

우리 학생들은 누구나 다 영적으로 귀한 존재이고 소중한 존재이다. 아무리 중증 장애가 있다고 하더라도 가치관이 있고 신념이 있다. 행동 주의적 관점이 아닌, 인본주의적 관점에 기초한 상담과 행동 지원이 이루어질 때, 우리 아이들도 행복하고 궁극적인 행동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서론. 잠재의식의 변화가 중요한 이유

 

아동이 문제 행동을 안 하게 되는 것은 대체행동을 배워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러한 행동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어질 때 안 하게 되는 것이다. 학습도 마찬가지다. 억지로 가르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생길 때 올바른 학습 태도가 형성될 수 있다. 따라서 강화물을 써서 억지로 행동을 바꾸려고 할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잠재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그런 대화와 상담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아동의 저항을 줄이고 항상 긍정적 정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며, 반영구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5

 

1장. 응용행동분석(ABA)과 이에 대한 비판

 

행동 중재의 한 형태인 ABA는 다른 어떤 행동 치료보다도 순수히 행동적인 측면만을 연구와 치료의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아동의 인지적/심리적 과정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ABA에서 인지 및 심리적 과정은 관찰될 수 없는 개인적인 측면으로 보기 때문에 오로지 관찰할 수 있는 외현적인 행동만을 분석, 치료의 대상으로 삼을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후속결과로 올바른 행동을 했을 때는 강화(칭찬, 좋아하는 활동/음식 등)가 주어지지만, 잘못한 행동을 했을 때는 벌, 소거 등의 행동주의 기법들이 활용된다. 11

 

로바스는 자폐성장애 아동의 교육정상화를 위해 위에 말한 것처럼 하루 8시간, 주 40시간을 치료 시간으로 집중 투자하였다. 쉽게 말해 매일 그리고 하루 종일 집중적으로 '자극-반응-결과' 바탕의 기계적인 치료를 받게 한 것이다. 치료 과정에서 아동은 물론 보호자, 치료자도 매우 힘들어하고 고통을 받았음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렇게 해야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ABA 기반 치료법의 핵심이다. 13

 

ABA 치료를 받은 학생이 기능을 습득하고 새로운 행동 양식을 배운다고 해서, 이것이 학생의 발달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ABA 참여를 거부하고, 자기 자극 행동이나 자해 행동, 텐트럼을 보이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것은 아동의 심리상태나 정서를 외면한 채 외적인 통제와 훈련만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아이의 신념, 가치관이 반영되지 못한 채, 아이가 외형적으로 습득한 행동은 단순히 사회적 흉내 내기에 불과하다. ABA는 보통 2~3살의 어린 나이에 시작하는 것을 권고받거나 적어도 유아기 때 시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동의 의사가 반영되지 못한다. 또한 제대로 된 치료법은 짧게는 주당 25시간, 길게는 40시간의 강도 높은 훈련과 치료를 받기 때문에 아동에게는 상당한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실제로 ABA 치료를 받았던 자폐성장애 아동이 나중에 어른이 돼서 자신을 치료한 ABA 치료사를 아동학대죄로 고발한 사건도 있었다. 15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행동을 바로잡을 때 요즘 혐오적인 벌을 쓰지는 않더라도, ABA는 기본적으로 과도한 행동 통제를 기반으로 한다. 그렇기에 나중에 PTSD(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와 사례도 나오고 있다. 15

 

자폐 권리 운동가들은 ABA에 기반한 치료법을 적극 반대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자폐를 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 또는 장애로 보는 시각을 거부하고 다양성으로 정의하기 때문이다. ABA는 아동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고, 성인이 중심이 되어 아동을 수동적 존재로서 길들이는 대상으로 여긴다. 16

 

2장. 긍정적 행동지원(PBS)과 이에 대한 비판

 

ABA는 문제 행동의 이유와는 상관없이 후속결과(벌)만으로 문제 행동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인권 존중 관점에서 그러한 행동을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환경적 요인(원인)을 찾아내려는 시도가 시작되었다. 긍정적 행동 지원(Positive Behavior Support, PBS)은 이러한 ABA의 대안으로 바람직한 행동 형성을 목적으로 등장하였다. ABA를 비롯한 행동 수정 방법들은 문제시되는 행동을 벌을 통해 해결하려고 하였으나, 긍정적 행동 지원은 이러한 방식이 비인격적이라고 하여 최대한 아동 친화적인 지원 방법을 모색한다. 그리고 문제 행동이 어떠한 상황에서 왜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인다. 긍정적 행동 지원은 기능 평가를 통해 아동이 왜 그러한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기능(원인)을 파악한다. 21

 

긍정적 행동지원에서는 문제행동의 기능(원인)을 다음과 같이 4가지로 나눈다. 22

- 관심 끌기

- 회피하기

- 획득하기

- 자기 안정

 

긍정적 행동 지원은 쉽게 말해, 문제 행동의 기능(원인)을 파악하여 문제 행동의 원인이 되는 환경을 수정해 주고, 문제 행동의 기능을 대신 표출할 수 있는 바람직한 대체 행동을 고안하여 이를 교수하는 것이다. 대체 행동을 가르칠 때 주의할 점은 문제 행동이 발생하기 전 또는 문제 행동의 부재 시기에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의 경우 문제 행동 중이거나 직후에 가르치는데, 이것은 올바르지 않다. 이때 아이는 배울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교사도 마찬가지로 화가 나 있어서 긍정적이고 인내심 많은 교사가 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능 평가를 통해 문제 행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을 파악하고, 그러한 상황 이전에 대체 행동을 가르쳐야 한다. 22

 

긍정적 행동 지원은 단순히 비처벌적이고 긍정적인 행동 관리 전략을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문제가 되는 행동의 이유를 이해하고 학생과 그 가족에게 의미 있고 존중받는 중재를 고안하기 위한 인본중심적인 지원 방법이다. 23

 

전통적 행동 수정 방식은 주로 행동의 결과만을 강조하고 올바른 반응을 유도하기 위한 행동 통제를 기반으로 하였다. 이러한 방식의 비판으로 등장한 긍정적 행동 지원은 아동의 환경적 요인을 고려하고 행동의 기능을 중요시하며 장기적 지원체제를 수립하여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긍정적인 요소에도 불구하고 긍정적 행동 지원 역시 오늘날 많은 문제점과 한계를 가지고 있다. ABA에 비해 최대한 긍정적인 지원을 중요시하고 선행사건과 환경을 강조하지만, 긍정적 행동 지원 역시 학생의 인격보다 문제 행동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반응에 대한 전략으로 벌(주로 타임아웃 1)이 사용됨으로써 이 역시 비윤리적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다. 33

 

가장 큰 문제는 행동의 기능, 즉 문제 행동의 원인을 아동 내면이나 심리적 요소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겉으로 관찰 가능한 환경적 요소에서만 찾는다는 데에 있다. 긍정적 행동 지원에서는 행동의 기능을 관심 끌기, 회피하기, 얻기, 자극추구 이렇게 네 가지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는 전부 생물학적 관점에서 아동 행동의 원인을 파악하려고 하는 것이다. 사람의 행동에는 여러 다양한 이유가 존재한다. 대개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행동을 하지만,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과 환경에 따라 다양한 심리적 과정을 거쳐 행동으로 표출한다. 때로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유들로 특정 행동을 하기도 하며, 때로는 충동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사람은 단순히 생물학적인 존재가 아니라 신체, 정신, 심리가 결합된 종합적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행동의 원인을 단순히 네 가지로 정리하는 것은 많은 문제점이 존재한다. 34

 

아동은 내면의 무의식 속 상처, 억눌린 욕구, 해소되지 못한 기억들, 설명할 수 없는 충동적 욕구 등 여러 심리적 요인들로 인해 그러한 행동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더 크다. 어쩌면 행동의 동기를 정확히 알 때보다 모를 때가 더 많은 것이다. 따라서 눈에 보이는 행동적 요인만 관찰해서 행동의 원인을 찾으려고 한다면 결코 진정한 문제 해결을 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아동의 행동을 유발하는 심리적 프로세스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그러한 행동을 하게 하는 마음, 즉 잠재의식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34

 

긍정적 행동 지원은 대규모의 지원팀이 최소 1년 이상의 장기간에 걸친 중재를 요한다. 지원팀은 행동 중재 전문가, 특수교사, 학부모, 일반교사 및 전 교직원, 의료지원팀 등으로 구성되며 이들이 중재 계획을 세우고 일관된 규칙과 방식을 적용한다. 이처럼 대규모 지원팀이 구성되어 장기간에 걸친 환경 수정과 대체 행동 교수를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해야 하므로 제대로 된 적용을 위해서는 매우 힘들고 많은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많은 인력과 예산, 지원 기간을 필요로 하다 보니 합심하여 만든 규칙을 오랫동안 일관되게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 무엇보다도 일관되게 적용되어 행동 개선의 효과를 보았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장기적 효과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해마다 전국 시. 도교육청에서는 장애학생을 위한 긍정적 행동 지원 사업을 하여 문제 행동이 있는 학생들을 선별하여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2억 원가량의 예산(2019년 기준)이 투입되고 있다. 문제는 효과의 지속성이다. 대규모 지원팀이 최소 1학기 이상 아동을 컨설팅하고 중재 계획을 적용하고 있지만, 거의 다 단기적인 효과에 그치고 만다. 즉, 단기적으로 행동이 개선되는 현상을 보이나 그러한 행 동이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이것은 긍정적 행동 지원의 근본 방식이 ABA와 마찬가지로 아동의 심리나 정서는 고려하지 않은 행동주의에 기초한 접근법이기 때문이다. 긍정적 행동 지원은 성인과 아동의 협력이 필요치 않은 완전히 성인 중심의 모델이다. 자녀와 협력하여 우려 사항을 식별하는 데 중점을 두지 않고, 지원팀이 행동 계획을 세운다. 아동의 적성, 흥미, 심리적 특성을 고려해 아동의 의견이 반영된 중재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지원팀이 행동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모든 행동 계획을 세운다. 아동을 수동적 존재로만 보는 것이다. 35

 

긍정적 행동 지원은 ABA와 마찬가지로 아동을 생물학적인 관점, 유물론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봄으로써 정적 강화(긍정적 행동 뒤 긍정적 강화)를 지나치게 강조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즉, "~하면 ~한다."라는 방식의 상호작용을 지나치게 조건화하여 아동이 강화물에만 반응하게 만들어, 긍정적 행동의 대가로 언제나 강화물을 요구하게 만드는 역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잘한 행동에 칭찬을 하는 것은 좋지만, 그때마다 강화물을 제공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잠재적으로 피해를 준다. 아이들은 분명히 예상되는 행동에 대한 보상을 받는 데 익숙해지고 점차 자연스럽게 해야 하는 행동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보상을 기대하거나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를 이용해 인지 수준이 높은 아이들은 일부러 선생님이 있을 때만 긍정적 행동을 했다가 바로 강화물을 요구하기도 한다. 인지 수준이 낮은 아이들도 '올바른 행동을 했을 때 강화물을 받는다.'라는 조건에 길들여지면, 나중엔 강화물 없이는 대체 행동이 일반화되기 힘들 뿐 아니라, 대체 행동의 대가로 무조건 강화물을 받는다는 그릇된 인식이 생긴다. 36

 

긍정적 행동 지원의 가장 큰 한계는 장애 학생들을 생물학적이고 수동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결국에는 눈에 보이는 행동을 고치려고 한다는 점이다. 비록 문제 행동의 기능을 파악하고 문제 행동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강조하지만, 긍정적 행동 지원 역시 그 본 질은 행동주의에 기초한 접근법이다. 기존의 ABA나 여타 행동 수정과 마찬가지로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하여 행동주의 방식에 기초하여 환경과 행동만 바꾸려고 하는 긍정적 행동 지원은 일반화에 한계가 있어 시간이 지나고 환경이 바뀌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확률이 높다. 36

 

장애 학생이라고, 또는 중증 장애 학생이라고 신념이나 가치관이 없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인간을 존엄한 존재로 보고 신념, 가치관, 정체성을 변화시킬 수 있는, 즉 마음(잠재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대화 기법과 심리치료 방법을 써야 문제 행동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올바른 학습 태도를 형성할 수 있다. 잠재의식을 자연스럽게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들이 그래서 중요하다. 37

 

3장. 행동수정이 아닌 잠재의식이 변화되어야 하는 이유

 

행동주의 방식에 기초한 ABA와 긍정적 행동 지원은 아동과 성인이 유물론적인 조건적 관계 맺기에 불과하여, 아동의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행동 변화(행동 일반화)를 결코 가져올 수 없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대로 이러한 비판의 목소리들이 우리나라에서는 보수적인 주류 학계에 묻혀 무시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41

 

행동 변화를 위한 NLP 뉴로로지컬 레벨의 적용 NLP는 1970년 중반 미국에서 당대 최고의 심리치료가들의 이론과 기법들을 통합하여 그들의 언어 패턴과 행동 양식들을 모방함으로써 창시된 기법이다. 그 당시 최고의 변화전문가이자 심리치료 전문가들의 이론과 기법을 창조적으로 통합하고 모방하여 탄생하였기에 심리치료 효과가 탁월하고, 다른 상담기법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단기간 내에 원하는 변화를 이루어낸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NLP는 인간의 잠재의식을 활용하는 것이기에 그 원리를 이해하고 지시에 집중하여 몰입만 할 수 있다면 그 어떤 심리치료 기법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NLP는 기본적으로 구체적 상상을 통해 우울, 불안, 분노, 강박 등 부정적 정서로부터 자신을 '분리'시키고, 긍정적 경험과 생각을 자신의 잠재의식에 '연합'시킴으로써 부정적 정서를 해소하고 긍정적 정서를 몸에 배게 하여 밖으로 드러나게 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NIP는 심리치료 효과가 매우 컸기에 초기부터 널리 호응을 받았고, 오늘날은 자기 계발이나 커뮤니케이션 향상, 자신감 및 발표력 신장 등의 영역에도 널리 응용되어 쓰이고 있다. 1990년대부터 우리나라에도 도입되어 상담 및 심리치료, 코칭, 컨설팅,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적용되고 있다. 환경이나, 행동, 능력 레벨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그 레벨 자체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효과가 없고 반드시 상위 차원의 의식을 변화시켜야 본질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아동이 일으키는 여러 정서. 행동적 문제들이 겉으로는 환경, 행동, 능력 차원의 문제처럼 보여도 사실은 아동의 잠재의식, 즉, 아동의 신념/가치관, 자기 인식 같은 상위 차원의 의식에서 기인하는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제의 원인이 되는 잠재의식인 신념/ 가치관이나 정체성(자기 인식)을 변화시켜야 하고, 그러면 하위 레벨의 문제들은 자연히 해결된다. 뉴로로지컬 레벨 이론을 문제 행동 중재에도 접목시킬 수 있다. 앞에서 말하였듯이 특수교육에서 발달장애 아동의 학습과 문제 행동 중재를 위해 ABA와 긍정적 행동 지원을 많이 쓰지만, 이는 전형적으로 하위 레벨인 행동과 환경을 바꾸려는 기법이기에 결코 장기적인 성공을 거둘 수 없다. 46

 

자신의 의식 중 가장 깊은 곳, 즉 자신의 무의식에 눈을 돌려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 바람직한 상태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탐구하고 발견하는 것이 모든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49

 

증상의 원인이 된 또는 문제의 원인이 되는 과거를 이해하려고 애쓰기보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춘 대화가 성공과 변화에 도움이 된다. 또한 현재의 상태나 행동을 변화시키려는 것보다는, 상위 차원인 정체성과 신념을 변화시키는 대화가 이루어질 때 진정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다. 55

 

4장. 문제 행동 또는 부정적 습관을 유지시키는 패턴의 파괴

 

문제 행동의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한번 습관화된 행동은 고착화되어 아동은 그러한 문제 행동 패턴을 계속 유지하려고 한다. 기존의 행동수정 기법들은 문제 행동의 기능(원인)을 파악하여 환경 수정과 대체행동 교수라는 중재 계획을 세우지만, 이를 통해 한번 고착화된 행동 또는 습관을 바꾸기란 대단히 어렵다. 이것은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내면의 심리적 프로세스를 무시한 채 겉으로 드러난 행동과 환경만 바꾸려고만 하기 때문이다. 59

 

밀턴 에릭슨은 의료 최면과 가족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미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였다. 그는 미국 임상 최면 학회(American Association of Clinical Hypnosis)의 회장을 역임했으며, 미국 정신 의학 협회 (American Psvchiatric Asociation), 미국 심리학 협회(American Psvchological Association) 및 미국 정신 병리학 협회(American Psychopathological Association)의 회원이었다. 그는 1980년 3월, 79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정신의학, 심리학, 심리치료, 최면치료, 교육학 및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영원한 유산을 남겼다. 65

 

예상치 못한 돌발행동은 인지 수준이 낮고 상동행동이 있는 중증 자폐성장애 아동에게도 효과가 있다. 제한적 분야에 관심이 있고 눈 맞춤이 안 되는 자페 학생도 비록 겉으로는 주위 일들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 지라도, 잠재의식은 언제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기 능하므로 주변 상황과 일들을 다 주시하고 인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아동이 교사를 인지하지 못한다고 생각되더라도 교사가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동의 잠재의식으로 하여금 이것의 의미를 탐색하고 기존의 사고 패턴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든다. 평소에도 틈틈이 자폐 아동이 예상치 못한 행동을 일부러 한다면 아동의 습관 화된 내적 패턴에 조금씩 균열을 가져올 수 있다. 73

 

아동이 특정한 분야에 관심을 보일 때나 상동행동을 하고 있을 때에는 이 자체가 일종의 트랜스 상태에 있는 것이므로 이때를 놓치지 않고 치료적 제안이 되는 말을 꾸준히 한다면 아동의 잠재의식에 조금씩 변화를 일으켜 언젠가는 행동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아동이 특정 활동에 몰입해 있을 때나 집중하고 있을 때는 그 상태 그대로가 이완된 상태, 즉 잠재의식이 활성화된 트랜스 상태이므로 이 때는 조용히 속삭이듯 치료적 제안의 말을 해주면 된다. 그리고 어떤 활동을 같이 하다가 교사가 갑자기 돌발행동을 하여 트랜스 상태로 유도한 후에는 빠르고 큰 목소리로 치료적 제안이 되는 말을 해야 한다. 73

 

조금 이상하게 보일 수 있지만 부모나 교사가 갑자기 돌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동의 잠재의식으로 하여금 이것의 의미를 탐색하게 하고 고착화된 사고 패턴에 균열을 가져온다. 바로 이때 재빠르게 박수를 치며 원하는 메시지를 말해 주면 조금씩 잠재의식에 변화를 가져온다. 이 밖에도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게임. 텔레비전 시청 등)을 하고 있을 때나, 무언가 좋아하는 대상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꾸며주고 아이가 열중하고 있을 때 치료적 제안이 되는 메시지들을 조용히 속삭여 주면, 언젠가는 이를 잠재의식에 각인시킬 수 있다. 74

 

5장. 역설적 개입

 

표면상으로는 말이 안 되는 모순되거나 부조리한 말 같지만, 그 진술을 이면에는 올바른 의미, 깊은 진실을 담고 있는 말을 역설이라고 한다. 즉, 역설적 표현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지만, 그 안에 합축적 의미를 담고 있거나 깊은 진실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역설을 치료적 차원에서 이용하는 것으로, 아동의 문제시되는 행동이나 습관을 변화시키기 위해 그러한 문제 행동을 오히려 더 많이 하도록 지시하는 것을 역설적 개입이라고 한다. 또는 상담자가 아동의 문제 행동을 과장되게 따라 하는 것도 역설적 개입이며, 아동의 요구를 이상한 방식으로 들어주는 것도 역설적 개입에 속한다. 79

 

역설적 개입 1. 아동의 문제 행동을 의식적으로 수행하게 하기

이것은 아동의 문제 행동을 못하게 타이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러한 행동을 하도록 장려하는 것이다. 그 대신 무의식적 또는 습관적으로 하던 행동을 이제는 의식적으로 공개적으로 수행하도록 지시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아동은 혼란스러워하고 자신의 사고 틀에 의문을 가지 게 되면서, 새로운 변화 가능성을 스스로 모색한다. 문제 행동을 의식적으로 수행하게 하는 역설적 개입의 기본적인 형 태는 문제 행동을 계속하도록 장려하되, 시간을 정해서 특정 시간에 의식적으로 하도록 지시하는 것이다 심리학자인 에밀리 안할트(Emily Anhalt) 박사는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에게 부정적 감정에 빠지는 시간을 따로 정해놓을 것을 권한다. 이것은 우율감에 빠지는 시간을 따로 정해놓으면 감정의 벽을 치는 것과 같아 우율 한 감정이 일상의 다른 시간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애 아동에게도 습관적으로 하던 문제 행동을 의식적으로 특정 시간에 수행하게 하면 아동은 흥미를 잃고 점차 그만둘 확률이 높아진다. 83

 

일반적으로 "~하지 마라."라고 말하면 의식적으로는 저항심이 생기고, 무의식적으로는 하지 말라고 하는 행동에 집착하게 된다. 따라서 오히려 "~하라."라고 행동을 부추기게 되면 아동의 사고에 혼란을 일으켜 아동은 그러한 행동에 흥미를 잃게 되고 변화를 위한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 85

 

역설적 개입 2. 아동의 문제 행동을 과장되게 따라 하기

일반적인 상담 장면에서 아동이 보이는 행동과 습관을 부모나 교사가 더 심하게 모방하게 되면, 아동은 이에 충격과 혼란을 느끼고 증상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이 있다. 아동은 의식적으로 상담 또는 중재에 저항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부모나 교사가 아동의 증상을 똑같이 또는 더 과장되게 따라 하면 아동은 무의식적인 수치심을 느끼고 스스로 기존의 행동과 사고를 다시금 돌아보게 만든다. 87

 

역설적 개입은 일반적인 중재 방법으로는 효과가 없거나 아동이 치료에 저항 심리를 보일 경우, 또는 아동이 지나치게 보호자에게 의존적 일 경우에 매우 유용하다. 93

 

6장. 역경치료

 

역경치료는 문제 행동을 포기하는 것이 문제 행동을 유지하는 것보다 더 쉽게 만들면, 내담자가 더 쉬운 쪽인 문제 행동을 포기하는 방법을 선택한다는 원리를 이용한다. 97

 

발달장애 학생들은 의존적이고 자립심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단지 아이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보호자나 교사가 모든 것을 해 줬기 때문이다. 부모나 교사가 기다려주지 않고 대부분의 일들을 해결해주면 의존적인 습관 패턴이 고착화될 수 있다. 하지만 발달장애 학생들은 눈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똑똑하고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특히 생존과 관련된 본능적인 일들은 더욱 그렇다. 시련을 부과하는 것은 아이가 보호자에게 의존하는 패턴에서 벗어나 스스로 생존하는 방식을 통찰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105

 

교사가 문제 행동을 "~하지 마라."라고 말하면, 아이는 의식적으로는 '하지 말자.'라고 다짐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는 저항이 일어나 거부감을 갖게 된다. 아이의 잠재의식에는 문제 행동을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패턴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하지 마.'라고 하는 부정적인 언어에 부정적으로 반응하기 마련이다. 역설적 개입과 역경은 쉽게 말해 이러한 부정적 패턴을 깨뜨리기 위해 잠재의식에 혼란을 일으키는 방법이다. 109

 

7장. 은유(메타포)

 

은유에 사용된 이야기는 의식적으로는 단순한 비유적 내용으로 전달되지만, 잠재의식 차원에서는 상황 해결을 위한 강력한 암시로 작용한다. 은유적 표현은 아동의 내면에서 그것의 의미를 자신의 상황과 연결 짓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강한 통찰을 불러일으킨다. 아동에게 은유가 들어간 이야기를 해주는 것은 습관화된 문제 행동 패턴에 균열을 일으켜 새로운 틀로 상황을 바라보게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142

 

8장. 잠재의식을 변화시키는 일반적인 방법들

 

우울한 표정을 짓는 것은 우울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마음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내 마음이 즐겁고 행복한 데 겉모습만 우울한 모습, 불안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가 없다. 장애 아동이 보이는 여러 가지 도전적 행동, 습관, 모습 등도 결국 그러한 마음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행동을 하는 것이지, 절대 그냥 하는 행동이 아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든 행동과 모습은 우리 마음 즉, 잠재의식에 입력된 대로 나타나는 것이다. 145

 

잠재의식을 변화시키는 방법은 잠재의식적 마음을 다시 긍정적인 프로그램으로 리프로그래밍하는 것이다. 평상시 의식이 깨어있을 때에도 긍정적인 원하는 메시지들을 반복적으로 자주 얘기해주면 언젠가는 이를 잠재의식에 각인시킬 수 있다. 146

 

발달장애 학생들이 보이는 특이한 행동이나 문제들은 겉으로 볼 때는 행동적인 문제들로 보여도 사실은 잠재의식에서 기인하는 문제들이다. 따라서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하여 행동을 고치려고만 하면 안 되고 그 근원에 숨어있는 마음의 작용을 바꾸어주어야 한다. 즉, 잠재의식을 긍정적 정서로 리프로그래밍(reprogramming) 해주어야 여러 행동적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고칠 수 있는 것이다. 잠재의식 효과를 이용하여 일상생활 중에 아동이 의식하지 못할 만큼 짧거나 미약한 긍정적인 메시지, 사진, 소리 등을 자주 반복적으로 보여주거나 들려줌으로써, 잠재의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149

 

제공되는 감각 자극이 단발적이고 한시적 자극에 그치면, 잠재의식을 궁극적으로 변화시킬 수 없다. 따라서 일상생활 중에 꾸준히 긍정적이고 치료적 제안이 되는 메시지들을 은연중에 자주 흘려주어야 한다. 그래야 잠재의식이 바뀌고 행동을 궁극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150

 

변화를 바라는 상태가 담긴 사진이나 그림, 원하는 메시지들을 큰 글씨로 써서 눈에 잘 띄는 여러 곳에 붙여놓는 방법이다. 그리고 이러한 메시지들을 수시로 말로 표현해 준다. 151

 

매번 들려주기가 힘들면 잔잔한 음악과 함께 메시지를 녹음해서 아동이 잠자리에 들 때 흘려듣게 하고 또 일어나는 시간 즈음에 틀어주면 잠재의식에 더 빨리 각인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의집중력이 짧고 산만한 학생에게는 "점점 차분해진다.", "자리에 잘 앉아 있는다.", "넌 잘하고 있어.", "~잘할 수 있어, ' "주의집중 시간이 조금씩 길어지고 있어.", "오늘 하루도 차분하게 지날 수 있어.", "많이 차분해졌어." 식으로 귓속말을 살짝 속삭여주거나 녹음한 내용을 틀어주면, 아동의 잠재의식에는 이러한 메시지가 언젠가는 각인된다. 어느 활동에 몰입해 있을 때보다 잠들기 직전과 잠에서 깨기 직전이 하루 중 가장 잠재의식이 활성화되어 있을 때이다. 잠재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타이밍은 바로 이때인 셈이다. 156

 

신경심장학에 따르면 심장과 뇌는 서로 정보를 밀접하게 주고받으며 커뮤니케이션한다. 두뇌의 판단에 따라 심장박동수가 달라지기도 하지만 거꾸로 심장에서 보내는 특정한 신호가 감정이나 인지 능력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특히 감정의 변화는 심장박동수 변화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신경질적이고 짜증을 많이 내는 사람은 심장이 약해서 심장의 박동수가 불규칙하기 때문인 경우도 많다. 즉, 화가 나서 심장박동수가 불규칙하다기보다 불규칙한 심장박동수가 그 사람을 불안하고 짜증 나게 만 드는 것이다. 159

 

9장. 잠재의식을 변화시키는 밀턴

 

에릭슨 대화법 에릭슨은 치료를 위해 찾아와 내담자에게 "긴장을 푸세요."라고 말하지 않고, "다리를 푸세요." 또는 "팔을 푸세요."라고 말했다. 여러 개의 단어가 연결된 경우 사람의 뇌는 본능적으로 더 강렬한 단어에 꽂히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생존을 위한 본능의 결과물이다. 위의 표현에서는 "푸세요."라는 말보다 "긴장"에 주목하게 된다. 내담자도 긴장을 풀어야 할 것을 알고 있는데 긴장을 풀라고 말하면 오히려 긴장이라는 단어에 주목하게 되어 '긴장이 안 풀리면 어쩌지.'라는 걱정과 함께 긴장이 풀리지 않는다. 174

 

예를 들어,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동에게 "우리 공부할까"라고 묻는 다면 공부를 안 하다고 대답한 확률이 높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5분 있다 공부할까, 아님 10분 있다 공부할까"라고 묻는다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로 귀결되어 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즉, 이 경우 아동이 무엇을 선택하든지 '공부를 한다'는 기본 가정이 깔려 있고 아동은 단지 언제 공부를 할 것인지 선택만 하는 것이다. 이처럼 아동이 어떤 것을 선택하든지 간에 결국 교사나 부모가 원하는 숨겨진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는 결과가 나오는데, 이를 이중 구속이라고 한다. 이중 구속은 결국 아동의 착각 심리를 이용한 것이고 아동 입장에서는 교사나 부모의 숨은 의도에 말려든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동은 어느 쪽을 선택하든 치료적 제안을 수용하게 되는 셈이다. 교사나 부모 입장에서는 아동이 무엇을 선택하든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일어나게 하는 암시 역할을 한다. 178

 

전제는 이미 어떤 내용을 기정사실화하여 아동에게 전달하는 방법으로, '기본 가정'이라고도 한다. 앞서 배운 '이중 구속'도 전제의 한 유형이다. 이중 구속이 아동에게 여러 선택 사항을 제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동이 무엇을 선택하든 특정한 치료적 제안을 받아들이게 만드는 화법이라고 하였다. 전제 역시 교사나 부모의 말속에 내재되어 있는 기본 가정을 아동으로 하여금 암묵적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화법이다. 전제를 활용하는 방법에는 시간 한정의 전제, 순서의 전제, 꾸밈말을 통한 전제, 시제를 이용한 전제 이상 4가지가 있다. 194

 

10장. 분아 제거를 통한 행동지원

 

장애아동 도전 행동 중재에 대한 새로운 접근은 아동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하여 행동을 고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행동을 유발하는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아동이 소리 내기, 충동성, 산만함, 물어뜯기, 자해, 폭력적 행위 등 여러 가지 도전적 행동을 하는 것은 결국 그러한 행동을 유발하는 마음이 있다는 뜻이며 그렇기에 마음, 즉 잠재의식을 변화시킬 때 궁극적이고 바람직한 행동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아동이 겉으로 보이는 모든 행동과 모습은 아동의 마음 즉, 잠재의식에 입력된 대로 그대로 나타난다. 컴퓨터에 내장된 프로그램들이 그대로 모니터 화면에 인출되듯이 아동의 행동도 마음에 새겨진 프로그램대로 나타나는 것이다. 201

 

ADHD 증상이 약물치료로 먼저 개선되어야 교육적인 중재도 성공할 수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지만, 일부 학자들은 다른 모든 중재가 실패할 경우에 한하여 약물치료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3

 

약물치료로 많은 ADHD 아동이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분명히 많은 한계가 존재한다.

제일 중요한 한계는 앞서 말한 것처럼 20~30%의 아동에게는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A약을 투여받고 효과가 없어 B약, C약으로 갈아타도 별다른 효과가 없거나, 다른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난다. 이것은 ADHD의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ADHD는 주로 생물학적 요인, 사회적 요인, 유전적 요인 등에 의해 발현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원인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두 번째는 약물 복용에서 비롯되는 생물학적인 부작용 문제이다. 약물을 복용하는 많은 아동에게서 불면증, 무기력증, 식욕 감퇴. 성장 지연, 기분 변덕 등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보호자는 의사의 처방 하에 주말 동안이나 일정 기간 동안 투약을 중단하기도 한다.

세 번째는 약물을 복용하는 기간 동안 행동 개선의 효과가 있지만 중단하는 순간 증상은 곧바로 재발된다. 때문에 약물치료를 시작하면 고혈압 약이나 당뇨병 약과 마찬가지로 장기간 계속 복용해야 한다.

네 번째는 장기간 복용할 경우 약에 대한 내성이 생겨 약의 강도를 올리거나 다른 약으로 바꾸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리고 복용 기간이 오래될수록 약에 대한 의존성이 증가해 인지 수준이 높은 아동의 경우 투약을 중단하면 불안해하는 경우도 있다.

마지막으로는 약물 성분이 체내에 조금씩 남아 축적되는 문제가 있다. 약을 장기간 복용 시의 부작용이라든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따라서 약물 복용에 따른 장기 관찰 연구 및 장기 영향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다. 204

 

대부분의 정신과 의사들은 아동의 영적 측면이나 잠재의식적 측면을 무시한 채, 아동을 생물학적인 존재로만 보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강조하는 것이다. 진정한 문제 해결, 바람직한 행동 형성을 위해서는 이제는 마음에 관심을 기울이고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들, 효과가 입증된 심리치료 기법들을 아동의 행동 중재와 지원에 이용하여야 한다. 207

 

11장. 발달장애아동과 라포 형성을 통한 행동 및 학습지원

 

부모나 교사가 아동과 동일한 감각 언어를 사용하면 대화가 잘 통한다는 느낌이 들고 심리적으로 안정이 된다. 그리고 아동과 라포 형성이 훨씬 잘 이루어지며, 신뢰 형성에 도움이 된다. 밀턴 에릭슨은 내담자와 대화할 때 상대방과 동일한 감각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내담자로 하여금 쉽게 마음의 문을 열게 하고 놀라운 치료화를 많이 거두었다. 따라서 아동이 주로 사용하는 감각 언어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아동이 선호하는 감각 언어에 맞춰 어른이 대화를 하면 아동은 무의식적으로 편안함을 느껴 라포 형성이 훨씬 더 잘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221

 

아이를 정서적으로 차분해지게 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방법으로는 아이의 행동을 따라 하고, 아이와 비슷한 표정을 짓고, 말을 그대로 되받아주는 방법 등이 있다. 사람들은 성격이 비슷하거나 취향이 비슷하고 공감대가 많을수록 서로의 감정에 끌리게 되어 라포가 훨씬 더 빨리 형성된다. 이러한 현상을 이용하여 내가 의도적으로 상대방의 취향에 맞추고 언어 패턴을 맞추고 행동 등을 따라 하면 상대방과 쉽게 라포를 구축할 수 있다. 이 처럼 상대방이 갖고 있는 특징이나 표현에 자신도 똑같이 맞추는 것을 매칭(matching)이라고 한다. 225

 

상동행동이든 반복적인 행동이든 어떠한 행동이라도 따라 하게 되면 아이는 안정감을 느끼고 하고 있는 활동에 더 몰입하게 된다. 어느 한 활동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가 일종의 자연스러운 트랜스 상태에 있는 것이므로 이때 가까이 다가가 조용하게 치료적 제안이 되는 말들을 꾸준히 해주면 언젠가는 아이의 잠재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 잠재의식이 변화하면 긍정적인 학습 태도와 원하는 행동 변화를 가져온다. 228

 

백트래킹(backtracking)은 아이가 한 말 중 핵심이 되는 내용을 다시 반복해서 맞장구치듯이 말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밥 먹고 싶어요."라고 말하면 "아 00가 밥 먹고 싶구나."라고 맞장구쳐주고, "쟤가 싫어요."라고 말하면 "아 그 애가 싫으니?" 식으로 되받아주는 것이다. 이렇게 아이의 말에 맞장구 쳐주고 공감을 표시하는 습관을 들이면 아이는 무의식적으로 편안한 감정을 느껴 정서적으로 차분해지게 된다. 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음은 물론이다. 인지 수준이 높은 아이라면 기계적으로 말을 되돌려주는 것이 역효과가 날 수 있으므로 자연스럽게 공감을 표하는 것이 중요하다. 229

 

발달장애 아동, 특히 자폐성장애 아동의 경우 일과가 어긋나거나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 스트레스를 받고 당황하게 된다. 루틴에서 어긋난 활동은 아동에게 텐트럼(tantrum)을 일으키거나 문제 행동을 유발한다. 233

 

과제 분석은 아동이 수행해야 하는 과제를 더 구체적인 하위 과제로 분할하는 것으로 각 단계별 해야 할 활동을 의미한다. 비장애 학생들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과제도 발달장애 학생들에게는 어려운 과제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발달장애 학생에게 하나의 큰 과제를 익히게 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하위 과제별로 작게 나누어 배우게 하는 것이 좋다. 이때 각 하위 단계별로 해야 할 활동을 시각적으로 제시하면 원하는 큰 학습 목표에 더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 과제 분석은 한 번에 학습하기 어려운 과제를 잘게 나누어 조금씩 점진적으로 학습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므로, 해야 할 과제를 단계별로 시각화하여 제시하면 아동의 이해를 돕고 최종 목표에 더 쉽게 도달할 수 있다. 과제 분석은 교수 계획 및 방법, 평가의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아 왔지만, ABA의 행동주의 관점에 기초한 기계적인 학습법이란 점에서 오늘날 비판을 받고 있다. 아동의 가치관이나 신념을 배제한 채 강화에 기반한 기능 습득에만 중점을 두어 아동의 인격권이 무시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기능 습득을 위해 처음부터 과제를 세분화하여 가르칠 것이 아니라, 앞에서 언급한 대로 아동의 상위 의식을 먼저 변화시키는 대화와 상담이 중요하다. 과제 분석은 여기에 병행하여 부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238

 

비주얼 싱킹은 대단한 회화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닌, 낙서 수준의 간결한 그림과 글로 구성되어 있어 발달장애 아동도 이해하기가 쉽다. 학습 내용을 시각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아이와 라포 형성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학습 의욕을 고취시키고 동기를 유발한다. 그리고 시각 적 자료를 만들고 지원하는 것은 부모, 교사, 기타 양육자, 치료사가 함께 협력하여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 243

 

아동은 바람직한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많은 저항 또는 반항을 보인다. 대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하기 싫다고 떼쓰고, 지시를 거부하고, 기존의 행동 패턴을 유지하려고 한다. 이러한 저항을 무시하고 기존의 지도 방법을 계속 유지한다면 아이는 반발이 더 심해질 것이다. 이 경우 적절한 중재 방법은 아이의 저항을 그대로 인정하고 오히려 격려하며 이를 중재에 활용하는 것이다. 밀턴 에릭슨은 내담자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일단 받아들이고 활용해야 한다."라고 하였다. 치료자가 내담자의 모든 태도를 상담에 협조적인 것으로 정의한다면 내담자의 저항이란 있을 수 없다. 243

 

교사는 학생의 저항을 오히려 격려하고 치료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 왜냐하면 학생의 저항에 대해서 그 이유를 분석하고 부정하는 것보다 오히려 그것을 격려하게 되면 역설적 접근과 마찬가지로 학생은 혼란스러움을 느껴 스스로 저항을 그만두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교사가 대안을 제시하거나 인위적으로 개입할수록 학생은 무의식적인 저항을 강하게 느끼기 때문에, 저항하는 마음을 일단 그대로 인정하고 편안함을 느끼게 한 후 관점 바꾸기 전략을 활용해야 한다. 246

 

12장. 잠재의식을 변화시키는 칭찬의 요령

 

아동이 바람직한 행동을 완벽히 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행동 변화를 위해 노력한 부분에 대해서는 칭찬을 자 주 해줘야지 행동을 스스로 개선하고자 하는 의욕을 유지시킬 수 있다. 따라서 수업시간에 보통 5번은 일어났는데 3번만 일어났다면, "00 가 오늘은 3번만 일어났네. 아주 잘한 행동이야. 다음에는 2번만 일어나 보자."라고 노력과 행동에 대해 같이 칭찬해 보자. 258

 

비록 의도하지 않은 행동이지만 결과론적으로 좋게 나은 경우 이를 칭찬해 주면, 아이에게는 이러한 행동을 의식적으로 더 많이 하고자 하는 동기로 작용한다. 260

 

결론. 특수교육 패러다임 변화를 위한 제언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하여 행동을 고치려고만 하면 안 되고 그 근원에 숨어있는 마음의 작용을 바꾸어주어야 한다. 인본주의 관점에서 마음을 긍정적 정서로 리프로그래밍 해주어야 여러 행동적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고칠 수 있는 것이다. 진정한 행동 변화를 위해서는 상위 의식인 신념, 가치관 등 잠재의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아이가 그러한 행동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어질 때 비로소 문제 행동을 안 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변화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따라서 행동이나 환경에 문제가 있다고 행동이나 환경을 고치려고 하면 안 되고, 상위 차원인 마음을 변화시켜야 한다. 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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