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 마음고생의 비밀 | 김현수 | 해냄(2019)

2025. 10. 6. 16:35책속진주(교육,시대경영)

여의도 가는 길, 우연히 들렀던 북카페 꼼마에서 만난 책 한 권!!

두 차례 방문으로 몰입독서를 끝낸 책!!

요즘 아이들이 왜 그렇게 힘든지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는 책이다.

 

청소년기의 어려움에 가장 낙관적인 치료자라고 불리는 위니캇은 심지어 반사회적 행위에도 희망을 발견했지만, 무기력, 감정 없는 둔마 상태에서는 희망을 발견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p. 17

 

위니캇은 특히 아이들의 공격을 받아주는 어른들의 품이 아이가 어떻게 자라날 것인지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고 했습니다. p. 18

 

분노하고 울분에 찬 아이들, 즉 삶의 에너지가 식지 않고 뿜어내는 에너지가 있는 아이들과는 아직 함께할 일들이 꽤 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힘이 덜 듭니다. 힘의 방향을 바꾸어주면 되니까요. 반면 이미 삶의 에너지가 싸늘하게 식은 무기력한 아이들과는 더 많은 힘든 과정을 겪어내야 합니다. 식어버린 에너지를 다시 덥히기 위하여 써야 할 에너지도 훨씬 크고, 우리의 에너지를 그만큼 주어야 합니다. 그러 므로 무기력해지지 않는 전 단계로서의 분노와 울분은 환영입니다. p. 18

 

대상관계 이론의 대모인 정신 분석가 멜라니 클라인(Melanie Klein)의 말처럼 시기심의 힘은 행복의 힘보다 큰 탓인지, 이전 시대의 담론을 쥐고 있는 사람들이 다음 세대의 사람들에게 마이크를 잘 넘겨주지 못하는 일은 흔히 일어납니다. p. 20

 

무언가를 '더' 하겠다는 아이들은 없고, '덜' 하게 해달라는 아이들로 가득 찼습니다. 체구도 건장하고 멋진 모습을 하고 있어 겉으로는 말짱한데, 숨 쉬기도 불편하다고 하고, 그래서 '죽고 싶다'는 기분에 휩싸여 산다고 합니다. p. 30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도대체 왜 이러는 거지?' 이런 당혹스러운 상황은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지구 온난화를 포함하여, 전에 없던 온갖 일들을 겪으며 적응에 힘겨워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출산율 세계 최저 국가가 되었다는 뉴스가 들립니다. 웬만한 정책을 펴서는 부동산 가격은 내려가지 않습니다. 강경파 학벌 추구 부모들은 세상이 어떻게 바뀔 줄 몰라도 학원은 다녀야 한다는 변치 않는 투지를 불태웁니다. 다가올 미래가 그저 예전과 같이 돌아갈 것이라는 단순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p. 31

 

아이들은 이 시대가 청년들에게 얼마나 힘든 사회인가를 노래로 랩으로 듣고, 웹툰으로 보고, 뉴스에서 들으면서 자랍니다. 희망에 대한 소식들을 듣고 자신들이 개척할 더 넓은 세상에서 환영받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커가는 청소년들은 없습니다. p. 56

 

아이들에게 불황, 저성장, 불완전고용 사회가 도래하고 정치적인 시대 역행으로 사회 발전이 사라지는 위협이 닥쳤습니다. 그리고 그런 세월이 10여 년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현재 아이들은 현시대를 아주 고통스러워하며 만성적 피로,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저성장 시대, 느린 사회, 답답하게 막힌 사회, 즉 수직적으로는 이제 더 이상 발전하지 않는 포화된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새롭게 쓸 만한 땅은 없고, 도시는 재개발·재생되어야 하며 건물은 있던 것을 허물어야 새로 지을 수 있습니다. 아주 특별한 혁신이나 창안을 하지 않고는 사람들의 생각이 이미 다 실현된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p. 58

 

정부와 대통령이 미래를 희망차게 만들겠다고 불을 지피고 있지만, 아이들 사이의 분위기는 아직 희망보다 절망과 불안이 지배적입니다. 그 과정에서 이전 보다 더 심해진 세대 간의 소통 단절과 부딪힘으로 인해 스몰 트라우마 (small trauma, 자연재해나 큰 사건과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가 아닌, 대인관계로부터 비롯되는 작지만 축적되는 트라우마)를 주고받고 있습니다. p. 77

 

한국 사회는 아주 획일적 사회입니다. 다양한 삶, 행복, 꿈이 광고되고 홍보되는 것 같지만 속마음과 실제 행동은 여전히 획일적 기준에 의해 강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준 하에서 나머지 요소들은 상황에 따라 통제되고 있을 뿐입니다. 이 기준에서 잘하지 못한다고 평가받는 아이들은 모두 이번 생애에 빛을 보기가 어렵다고 느낍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공부 말고 다른 세상의 다양한 일들을 잘하는 것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p. 81

 

최근에 급증했다고 보도되고 있고, 실제로 임상현장에서도 연일 만나는, 손목 긋기, 허벅지 긋기, 사혈, 약물 과다 복용 등으로 자해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번 생애가 망했다'라고 직접 말하는 가장 큰 집단입니다. 아마 그런 아이들을 모아서 학급을 구성한다면 여학교에서는 한두 학급을 별도로 구성할 수 있고, 남녀공학 학교에서는 적어도 한 학급 이상은 구성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p. 89

 

이생망의 고통에 대한 여섯 가지 방어 p. 94

1. 순응하는 삶

2. 무기력하게 지내는 삶

3. 자해하는 삶

4. 중독되어 사는 삶

5. 은둔하는 삶

6. 비행을 일삼는 삶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우리야 이미 망했지만, 후배와 후손들을 위해서, 또 거창하게 나라를 위해서 세상을 바꾸도록 도와주세요. 그래서 국영수 그냥 이런 주요 과목을 사회, 과학, 음악, 미술, 체육과 똑같은 비중으로 배울 수 있게 해주세요. 그런 과목들 때문에 우리 인생이 망가지니까 말이에요. 그런 몇몇 과목 때문에 아직도 우리 인생이 중학교 때 결정 난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p. 99

 

"과잉도 결핍을 만들어내는 한 방식이다. 그러므로 스스로 알아나가도록 두어야 채울 수 있게 된다." p. 101

 

꽤 오래전부터 부모 교육에 참석한 부모님들에게 "우리는 왜 살까요?" 하고 물어봅니다. 그러면 그 많은 부모님들은 소위 아이들 표현으로 하면 떼창으로 "자식 때문에요"라고 지체 없는 리액션을 합니다. 행복한 표정부터 부담스런 표정까지 다양하지만 다들 동의하는 분위기입니다. p. 107

 

'자식'을 출발로 하여 '공부' '학벌' '좋은 직업'으로 이어지는 이 일련 의 프로젝트 수행이 우리 인생의 이유이자 목적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정말 힘들어합니다. 전능한 엄마들이 주도하는 일련의 거대한 평생 프로젝트, 엄마 심리 비즈니스(불안한 엄마들을 대상으로 불안을 자극하여 만들어지는 다양한 심리, 학습 관련 프로젝트들)가 한국을 움직이는 가장 큰 비즈니스 중 하나입니다. p. 108

 

"아이는 젖으로만 자라는 것이 아니라 공감으로 자란다. 그러므로 공감은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라 없으면 안 되는 것이다." -하인즈 코헛 p. 125

 

다른 성장 경험, 다른 시대 경험이 주는 차이로 인하여 추구하는 핵심 적인 가치도 달라지고 상처받는 영역도 달라졌습니다. 한 집에 살고, 비슷한 것을 먹고 지내고, 같은 언어로 대화하는 데는 차이가 없지만 우리는 정말 다르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것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이해받지 못해 힘들고, 그래서 어른들에게 한참을 설명해야 하지만 그 후에도 여전히 공감받기 어렵다고 합니다. p. 134

 

요즘 아이들에게 배고픔은 위협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배고픔을 무기로 협박하는 것은 성공적이지 않습니다. 굶어 죽지 않기 위하여 무엇을 한다는 것이 동기가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서 생존이 목표였던 조부모 세대와 부모 세대와는 다르게 요즘 아이들은 소속, 인정, 의미가 더 큰 승인체제입니다.p. 136

 

우리는 언제나 원인과 결과를 혼동합니다. 대기업들의 음식 광고가 지금처럼 무작정 전달되지 않는다면, 치킨, 피자, 햄버거를 지금처럼 먹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런 광고를 허용해서 아이들이 그런 음식에 대한 소비자가 되고 중독자가 되도록 합니다. 나중에는 중독된 아이들을 혼내는, 웃기는 일을 우리는 반복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입맛에 관해서는, 대기업과 집 밥의 대결에서 집 밥의 완패입니다. p. 140

 

요즘 아이들이 가장 나쁘게 여기는 부모 유형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스마트폰을 사주지 않는 부모라고 합니다. 스마트폰은 모든 생활의 기본을 하게 해 줍니다. 페이스북과 메신저, 카카오톡, 유튜브, 휴대전화, 인스타그램 등이 요즘 아이들 생활의 기본 인프라입니다. 이런 것들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아이들과 관계를 맺거나 유지하며 지내기 어렵습니다. p. 141

 

학교에서 숙제로 지구상의 어떤 곳을 공부하기로 하면, 구글과 유튜브에서 온갖 정보를 다 찾을 수 있습니다. 사진과 정보,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최신 뉴스를 알 수도 있고,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를 통해서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무작정 인터뷰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와이파이가 터지지 않는, 도심을 벗어난 자연에서의 휴양 여행은 아이들에게 고문입니다. p. 143

 

최근 군대를 마치고 복학해서 지내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떠도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것은 사춘기 때와 달리 '엄마에게 잘 보이기' '엄마랑 살 수 있을 때까지 오래 살기'라고 합니다. 이것은 사회에 나가 독립적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청년들의 심정을 담은 이야기입니다.p. 147

 

본인 자신의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비극적 인식이 아이들에게 꿈을 갖기보다 이미 성공한 부모 세대에 의존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자꾸 키워가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p. 147

 

대학 신입생들과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자립적인 생활력을 포함해 다양한 경험을 묻는 설문에서 학생들의 답은 다소 충격적이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뜻밖에 아무런 경험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집안 청소, 식물 가꾸기, 본인 스스로의 창작 경험, 전기, 목공, 요리, 봉사 등 아이들이 해본 일이 너무도 없었습니다. 진짜 공부만 하다 온 아이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p. 161

 

아이들이 의미 있는 타인을 만나는 활동, 세계가 연결되는 활동이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여행, 독서, 만남도 줄어든 세상에서 아이들은 셀피로 가득찬 자기 사진첩만 계속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어른이라곤 부모와 학교 선생님, 학원 선생님뿐입니다. 아이들의 세계는 정말 한없이 축소되어 있습니다. p. 177

 

아이들의 학습 노동은 거의 학대 수준에 이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심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행복하지도 않을뿐더러 더 피곤한 삶 속에서 마음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p. 196

 

근본적으로 아이들이 과거보다 더 외롭다고 느끼는 현실은 사실이고, 이를 사회적으로 극복하기에는 어려움이 큽니다. 우리의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며, 서로 채워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아이를 오해하고 시대의 한계를 무시한 채 부모의 사랑만으로 아이들이 외로움을 느끼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이 시대의 아이들은 외롭습니다. 아이들 주변의 좋은 어른을 빨리 찾아보는 현명함을 발휘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p. 200

 

우리에게 있는 묘한 속성 중 하나가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말하면 그것이 그대로 이루어지기를 염원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얼마나 고생을 해야 하는지를 입증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아마도 현실이 냉혹하고 주제 파악을 잘 해야 한다는 어른들의 시각에서 말하는 것이겠지만, 그 내용과 태도가 아이들에게 상처가 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어른들과 점차 상의하기를 꺼려합니다. p. 210

 

그 어느 때보다 불안이 높아진 세대를 위하여 어른이 할 일은 불안을 흡수해주고 안심시켜서, 아이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긍정을 발견해 주는 일입니다. 실제 성공할 수 있도록 주변을 조정하고 지원해 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p. 215

 

처음부터 큰일을 끈기 있게 한 번에 해내는 사람은 없습니다. 훌륭한 리더는 '다 했다'라고 말해 주고, '쉬었다가 하라'라고 하는 사람들입니다. '멀었다'라고 말하면서 끊임없이 긴장을 유지하면 높은 동기를 가지고 이미 많은 것을 이룩한 사람들만 해낼 수 있습니다. 지금의 우리 아이들에게는 어떤 일을 짧게 자주 이루게 하면서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갖도록 도와줄 어른이 더 필요합니다. p. 217

 

학습부진에 대한 여러 연구에서 학습부진을 겪는 아이가 그 상태에 계속 머무르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벗어날 희망이 없다'는 태도라고 합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희망이 없다고 생각해서 마음속에서 포기한아이들도 학습부진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합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돕는 어른이 있다면 많은 아이들은 결국 포기하지 않게 됩니다. 포기는 실제로 노력과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와 관점의 문제입니다. p. 218

 

부모들부터 생기 넘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부모 자신의 삶에서 희망을 만들고 사회에 함께 기여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일 때, 아이들은 희망을 가집니다. 부모의 고생을 자식이 아닌 다른 사회적 관계의 현장에서 희생이 아닌 봉사와 헌신으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도 부모를 보고, 어른을 보고 삶이 그저 생존하기 위한 것,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함께하고 기여하는 것이라는 점을 압니다. p. 224

 

가타다 다마미라는 정신과 의사가 일본이라는 사회에 대해 표현한 대로, '배고프지는 않지만 인구의 3분의 2가 우울한 사회'가 되거나, 불평등과 격차가 커지므로 '사회는 부유한데 다수 개인은 가난한 사회'가 될 것입니다.p. 237

 

역사적 퇴행 속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더 큰 비애를 겪어야만 했습니다. 거꾸로 가는 사회 가치와 운영 원리 속에서 성장한 아픔이 아이들에게도 있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청소년, 청년들이 외친 헬조선, 수저론은 단순한 풍자이론이라기보다는 그들의 실재적 삶입니다. 그로 인하여 아이들이 채택한 방식인 은둔과 자해, 중독과 수동적 삶의 선택은 거대한 흐름입니다. p. 238

 

우리 삶의 의미가 풍성해져야 합니다. 오직 자식, 가족, 부유함, 이기적 축적만을 바라는 것은 상처받은 사람들의 생존전략일 뿐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생존에 대한 도전을 받지 않는 환경 속에서 성장하면서 이 삶의 의미를 묻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대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p. 240

 

산업 부흥을 일으킨 한강의 기적, 원조받던 국가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뒤바뀐 최초의 국가, IMF 구제금융 시절에도 금 모으기 등으로 IMF를 빨리 극복한 나라, 월드컵 4강 신화, 촛불 혁명 신화 등 다른 민족이 일구지 못한 '기적'을 만들어냈다는 이 고양된 능력주의가 아이들을 여러 번 고통스럽게 합니다. 부모들 심리에 내재되어 있는 이 전능주의가 아이들에게는 가장 견디기 힘든 요구 중에 하나입니다.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부모 세대의 정신은 애석하게도 요즘의 아이들에게는 전설일 뿐입니다. 아이들의 가슴에 그 불꽃을 계승하고 전수하는 데 우리가 성공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p. 242

 

여전히 시험과 문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그 늪에서 헤매다 자기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고 어느 날 어른이 되고, 또 등록금과 아르바이트, 성적과 취업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는 말라비틀어진 삶을 살면서 허덕여야 하는 저 아이의 미래에 숨이 턱 막힙니다. p. 249

 

자해, 중독, 무기력, 복종, 비행, 은둔하는 청소년, 청년들에게 다시 한 번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가기 위해 어른들에게 호소하고자 이 책을 썼습니다. 우리와 다른 시대에 태어나서 우리와는 다른 방식으로 혼돈과 방황, 내적 고통을 겪으며, 새로운 고생 속에서 성장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충분히 공감해 주는 어른들이 더 많아지기를 희망합니다. p. 250

 

아이들은 지금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일을 자신이 생각하는 속도로 이루어나가는 것에 관하여 응원과 격려를 받고 싶어 하는데, 아이들이 원하지도 않는 공부를 못한다고, '망했다' '망해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수없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원하고 있습니다. "그래 지금도 잘하고 있는 거다" 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합니다. p. 252

 

아이들은 자신들의 시대에 맞는 다른 성공방식에 대해 궁금해합니다. 어른들의 시대에 성공했던 방식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지요. 현재 어른들의 입장에서는 본인이 잘 살아왔고 훌륭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시절, 그렇게 열심히 해서 이렇게 되었다는 류의 이야기는 흔히 말하는 꼰대의 말투로 반감만 높아진다고 합니다. p. 253

 

의미 있게 시간을 쓰면서 살게 해주세요. 불필요하고 쓸데없는 헛고생, 헛수고를 조금이라도 줄여주세요. 앨빈 토플러, 피터 드러커, 유발 하라리 등 세계적인 석학들이 한국의 입시형 공부에 대하여 이미 이야기했다고 들었습니다. 또 수많은 사람들이 수억 번 이상 이야기했듯이 이런 헛고생, 헛수고하는 공부로 인생을 무의미한 축제로 만들지 말아 주세요. 제발 부탁합니다. 불필요한 암기와 배배 꼬인 문제와 줄 세우기를 목적으로 하는 변별력만 뛰어난 현재의 입시제도를 한시바삐 없애주세요. 우리도 창조, 창의, 창발, 이런 용어가 들어간 활동도 하고, 고등학생이 책도 내고 중학생이 탐험도 나가고 창업도 하고 그렇게 살게 해주 세요. 단 한 번인 이 인생을 허비하지 않고 살게 도와주세요. p. 259

 

한국에는 쉼 문화의 정체성이 없습니다. 쉰다고 하고 술 마시고, 쉰다고 하고 강박적으로 일하고, 쉰다고 하고 블로그를 하고, 쉰다고 하고 게임을 밤새워합니다. 근대화하는 과정에서 한국 사람들의 유전자에 서 쉼 유전자가 사라진 것일까요? p. 272

 

매우 불행한 사실은 이 쉼 없는 삶이 점차 더 일찍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태교는 태아에게 제안하는 노동이 되고, 양육도 영재 훈련 노동이 되어버린 집이 있습니다. 사교육이라는 활동을 2.6세에 시작합니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놀이라는 허울을 쓴 이 두뇌 개발 활동이 1800년대 똥오줌 가리면 공장에 보내 일을 시키던 근대 산업혁명기 아동학대의 변형이라고 하는 것은 너무 비약일까요? p. 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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