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 송길영 | 교보문고(2023)

2026. 1. 8. 09:44책속진주(교육,시대경영)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 그래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대의 흐름을 이야기하는 책들을 많이 읽어놓아야 한다. 그래야만 변화의 속도에 최소한 뒤처지지 않는다.

몇 년 전 구입해 놓고 이제야 이 책을 읽다 보니 그동안의 시간 속 흐름들은 과거가 되어 있었다. 몸으로 먼저 체득하고 이론으로 정립하는 셈이다. 특히 '돌봄', '자립'이란 단어가 필자에게 또 한 번 꽂혔다. 

 

권위는 인정을 기반으로 합니다. 수용자가 인정하지 않으면 권위는 성립되지 않습니다. 권위를 유지하려는 사람도, 권위를 찾는 사람도 원하는 것은 합당한 인정입니다. 정당한 인정이 권위의 출발점인 것입니다. p. 19

 

1장. K는 대한민국이 아니다

 

혹자는 국가주의에서 개인주의로 넘어가는 시점을 1997년 IMF 경제 위기 때라고 보기도 합니다. p. 46

 

분당 사람들은 성남이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판교 사람들은 분당이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서판교는 판교라 하지 않고 반드시 서판교라 합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이라는 물리적 주소를 갖고 있지만 심리적 위계는 역순입니다. p. 51

 

다양성보다 선행해야 할 것이 형평성입니다. 형평성이 보장된 환경에서 안전함을 느껴야 구성원들은 자 신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 이야기를 들어줘야 또 다음 이야기를 이어갈 것입니다. 그렇다면 형평성이 먼저, 포용성이 그다음, 마지막이 다양성입니다. p. 61

 

한국이 공무나 기업 출장, 유학 등이 아닌 해외여행을 처음 허가한 때는 1983년이었습니다. 1986년 아시안 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치른 뒤에야 고립에서 벗어나 국제화와 개방화의 물결에 동참했습니다. p. 63

 

무엇보다 가장 경계할 것은 학력만이 전부인 이력입니다. 다른 이에게 무엇인가 이로운 것을 주는 행위를 사회적 성취라 정의한다면, 배우는 이유는 깨치고 얻은 지혜를 모두에게 돌려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학력은 사회적 성취의 단계에서 필요한 준비일 뿐, 그 자체가 성취라 보긴 어렵습니다. p. 72

 

가장 중요한 속성은 적응적 기제입니다. 어떤 것도 반드시 지킬 것은 없다는 사실을, 모든 것은 우리가 지금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명제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을 통해 현재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탐색해야 합니다. 그리고 탐색의 결과로 요구되는 것들을 궁리해 새로이 만들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p. 77

 

외국에서 오래 살다 온 사람들이 의아하게 여기는 점이 있는데 한국에 오니까 장애인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눈에 보이는 장애인의 숫자가 적은 것은 이동권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장애인들이 많이 보이는 사회가 더욱 바람직한 사회일 수 있습니다. p. 84

 

2장. 코파일럿은 퇴근하지 않는다

 

1인 창업 통계가 높아지는 요인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자동화 비대면 기술의 범용화, 둘째 무인 서비스 경험의 누적, 셋째 숨겨진 요인인 관계 맺기를 힘들어하는 사람들입니다. p. 97

 

가장 끔찍한 공포는 팀장님이 금요일 밤에 하는 전화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 가지 불편함이 동시에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팀장님, 개인 시간 침해, 전화' 이 세 가지에 대한 공포증이 조직 내 세대 갈등의 시작입니다. p. 99

 

로봇이나 대화형 AI에 관심 갖는 사람들 중에 특히 발달장애나 자폐 스펙트럼 장애 연구자가 꽤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아무리 인격적으로 훌륭한 이들이라 할지라도 같은 이야기를 무한정 반복하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p. 101

 

치매 노인을 돌보는 데는 오히려 감정이 없는 로봇이 더 유리하다는 사실이 현장에서 밝혀지기도 합니다. 이상 행동을 반복하는 치매 노인 앞에서 화를 참지 못하는 인간보다 감정이 제거된 로봇이 섬세한 케어를 지속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p. 104

 

나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동료는 어쩌면 사람이 아닌 AI일 수 있습니다.p. 114

 

단순한 근면함과 순응성은 이제 진화 과정에서 덜 중요해집니다.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도 불필요합니다. 답이 있는 문제는 AI가 풀 것이고, 인간은 답이 없는 문제를 고민하는 역할로 분업이 이루어질 터이기 때문입니다. p. 126

 

젊은 구성원들, 지금 시대의 핵개인들은 효율을 전제로 하지 않는 명목상의 권위를 '권위적'이라 규정합니다. p. 135

 

앞으로 일을 잘하는 사람은 일을 열심히 하거나 숙련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을 없애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p. 145

 

3장. 채용이 아니라 영입

 

입시 과정과 사교육은 고도화되었는데 입시 후의 대학 생활과 진로에 대한 논의는 유예되었습니다. p. 161

 

현재 조직은 세상의 변화를 바라보는 리더의 민감도에 따라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리더가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더라도 중간 관리자가 그것을 수용하는 데는 또 다른 심리적 장벽이 존재합니다. p. 172

 

오래 다닌다는 것은 '옮기지 않겠다'라는 것뿐 아니라 '옮길 수 없다'라는 것과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p. 176

 

해외의 특정 커뮤니티에서는 프로게이머 '페이커'의 이름이 대한민국보다 더 유명하다는 농담이 회자됩니다. 우리는 지금 국적자의 여권 이름보다 협업 도메인에서 불리는 닉네임이 더 큰 명성을 갖는, 그런 시대를 살아갑니다. p. 191

 

경제 잡지 <포브스>는 AI에 의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직종으로 법률 서비스와 금융산업, 그리고 미디어 및 마케팅 산업을 꼽았습니다. p. 194

 

조직에서도 이쪽과 저쪽을 부드럽게 연결하는 사람,복잡하고 어려운 말을 쉽고 간결하게 해주는 '통역자'가 뜰 것입니다. 이제 수직적 관리자를 뜻했던 '매니저'의 자리는 점점 사라지고, 수평적 조력자를 뜻하는 '퍼실리테이터 facilitator'의 역할이 부상할 것입니다. p. 195

 

4장. 효도의 종말, 나이듦의 미래

 

아동의 성장이나 노인의 생존에 필요한 절대적 자원은 그 부모와 자식의 몫이라는 것이 여전히 한국의 보편 정서입니다. 한국의 노인복지법은 생존의 1차 방어선으로 가족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서 속에서 가족들은 자신의 삶뿐 아니라 위아래 세대를 지원하는 삼중고를 겪으며 자신의 노후를 대비해야 할 자원을 모두 당겨서 사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결과는 지금 한국 노인 세대의 빈곤율로 입증됩니다. p. 218

 

건전한 부모 자식 관계는 무리한 요구는 거절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합니다. 무엇보다 거절당한 후 상처받지 않는 '상호 신뢰'와 '막역함' 또한 이러한 관계의 선행조건입니다. p. 220

 

20년 양육의 갚음이 60년의 돌봄이 된다면 '효도'란 불공정한 거래로 다가올 수밖에요. p. 222

 

저소득 국가의 어느 집이나 큰아들, 큰딸은 그 막중한 트랙에서 헤어 나올 길이 없습니다. 노동은 딸에게, 교육은 아들에게 올인합니다. 큰딸이 일가를 일으키면 큰아들이 가계를 일으키는 방식입니다. p. 229

 

서로를 보살피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도리이나 내 삶이 누군가를 돌보기 위한 자원으로 인식되는 것은 억울한 일입니다. 그 결과는 현재 극단적인 출생률 저하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p. 237

 

31세 이후에는 새로운 음악을 듣지 않는다는 뇌 과학 분야의 연구가 있습니다. 플레이 리스트를 보면 그 사람의 나이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p. 240

 

나이 듦을 판정하는 중요한 기준 중의 하나가 바로 완고 함입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면 동기와 의지가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낯선 것을 수용하려는 적극성이 줄어듭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관성을 이어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p. 240

 

먹고 마시는 취향뿐만이 아닙니다. 소셜라이징, 연애, 건강 및 관리, 문화 소비 네 가지로 분류가 되는 노인분들의 욕구는 젊은 분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p. 251

 

자기를 직접 결혼 시장에 소개하는 셀프 소개가 유행입니다. 일명 '셀소'라고 불리는 것으로 그 소개 항목이 매우 직설적입니다. 회사, 나이, 키, 직업까지 나오고 마지막에 '부모님 노후 준비 완료'까지 붙습니다. 부모의 노후 준비 완료가 자녀의 '소개팅 스펙' 중 하나인 것입니다. 결혼 상대자에게 '부모 부양의 책무가 없으니 안심하라'는 메시지입니다. p. 255

 

젊은이들은 '노후 준비가 된 부모가 제일 좋은 부모'라고 하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각박하지만 경제 구조가 만들어낸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p. 255

 

청년은 불안하지만 미래가 있는 것이고, 노년은 회한이 있지만 안정된 것입니다. 경제적 자원이 부족한 만큼 시간의 여유가 있는 것이고, 생활의 여유는 얻었지만 유한한 생에 아쉬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삶의 다양성을 바라보는 겹눈을 가지면 어떨까 합니다. p. 257

 

늘어난 생애주기에서 겪는 우리의 당황스러움은 어떻게 '나이 듦'을 이어갈지 알려줄 롤모델이 부재하다는 데에서 옵니다. 갑작스럽게 장수 시대가 열렸기에 벤치마킹할 대상이 없는 것입니다. p. 257

 

나이를 기반으로 선을 긋고 구분 짓기를 반복한다면 각자가 서 있는 삶의 토대는 점점 작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생애주기에 대한 적응은 어떤 연령대도 피해 갈 수 없는 과제가 되었습니다. p. 259

 

우리는 항상 선택의 기로에 있습니다. 하지만 늘 과거로 희귀해서 질문합니다. 그때 수능을 잘 봤으면 내 삶은 바뀌었을까요? 그때 관계를 깨지 않았다면 지금은 더 행복했을까요? 거꾸로 그 선택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데 왜 옛날만 후회하고 지금은 함부로 살까 생각해 봅니다. p. 261

 

돌봄의 끝은 자립이고 자립의 끝은 내가 나의 삶을 잘 사는 것입니다.p. 263

 

5장. 핵개인의 출현

 

장애인, 외국인, 여성의 비율이 조직의 속성을 변화시키며 앞으로 공동체가 생존하는 데 유리하다는 연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p. 271

 

일본의 노인들에게 효도는 '내 자녀가 잘 사는 것'이라고 합니다. 일본 노인들은 자녀가 이따금 찾아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생각한다고도 합니다. 일본에서는 한국 사회처럼 용돈이나 생활비를 주는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는 것입니다."p. 274

 

일본의 부모들은 자식이 분가할 때 큰 금전적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로 안 주고 안 받는 관계'가 약속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p. 275

 

결혼은 가장 많은 비용이 드는 행사이고, 짧은 시간에 그 가족의 경제 사회 문화적 포트폴리오가 압축적으로 공개되는 순간입니다. p. 277

 

결혼은 물론이고 가족 연대에 대한 핵개인들의 기준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주말마다 사돈에 팔촌까지 모시고 돌잔치, 칠순, 팔순 행사를 하던 과거와는 달리 가족 행사의 빈도와 규모가 점점 줄어드는 것이 관찰됩니다. p. 279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파는 것이 인간이다>라는 책에서 모든 인간은 '자기 세일즈를 해야 된다'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팔아야 할까요? 가장 경쟁력 있는 상품은 '서사 narrative'입니다. 성장과 좌절이 진실하게 누적된 나의 기록은 유일무이한 나만의 서사입니다. p. 286

 

개인의 욕망은 디지털 환경의 행동 데이터로 남고, 시스템은 다변화된 욕구를 들어주는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p. 287

 

앞으로는 선배라는 말조차 사라질지 모릅니다. 선배라는 한자에 포함되어 있는 '앞서 경험한 사람'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우리 모두는 변화 앞에서 동등한 '신인'이 될 터입니다. 탁월한 사람은 그렇게 매일 자신을 선배의 자리, 권위자의 자리가 아니라 '신인의 자리'에 세우는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p. 289

 

새것을 시도하면 선구자가 되고, 남들이 한 것을 따라 하면 카피캣이 됩니다. 타인의 성공을 따라 하던 시절의 '패스트 팔로어 fast follower'는 AI 시대에는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p. 292

 

우리는 앞으로 서로에게 작은 팬덤이 되어주고, 그 팬덤에 기대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작은 규모의 팬덤이라도 계속 유지하려면 스스로의 성장세를 표현하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됩니다. 학교 졸업장, 기업의 사원증 같은 것은 이제 성취 인증 시스템에서 구시대적 유물로 통할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검증된 깃허브의 스코어나 블로그의 구독자, 인스타그램의 달리기 기록처럼 '측정된 권위'를 쌓아가 는 것이 필요합니다. p. 297

 

이 시대의 우리는 '이연 된 보상 시스템'의 말단에 놓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른은 아이를 돌보고 다시 아이는 자라 청년이 되어 어른을 돌보는 시스템이 와해된 것처럼 L 부장을 L대리가 돕고 다시 L대리가 L부장이 되어 M대리를 찾는 시스템은 이제 여기서 종료하게 될 것입니다. p. 306

 

특정 집단, 특정 분야, 특정 시대에만 귀속된 경험과 지식은 빠르게 쇠퇴합니다. 모든 것이 공개되고 최신의 콘텐츠를 접하는 와중에 핵개인들은 그것을 선별적으로 수용하는 확장된 리터러시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p. 314

 

한때는 잦은 이직으로 늘어난 이력서의 여러 줄이 진중하지 못하다고 평가받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핵개인 시대의 주인공에게는 도전과 시도로 쌓인 이력들이 새로운 시작을 도모하는 용기의 기록으로 여겨집니다. p. 316

 

여전히 꾸준함이 전문성의 중요한 연료인 것은 변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죽고 없는 근면함'을 지속할 것인가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p. 317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는 영국 작가 새뮤얼 존슨의 표현을 인용하여 상호허겁相互虛恢(mutual cowardice)이 인간을 평화롭게 만든다'라고 말했습니다. 서로를 적당히 두려워하는 관계가 생태계에 최적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일단 '저 사람은 갈 곳이 없다. 그만두지 않을 것이다'라는 신호가 보이면 경쟁 서열 집단에서는 조심성이 사라집니다. 상대가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은 무기 없이 전쟁터에 나선다는 이야기와 같기 때문입니다. p. 320

 

더 중요한 것은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려는 의지입니다. 굴레처럼 보였던 현실에서 언제든 이탈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서로가 언제든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가능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할 때에 더 나은 관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p. 322

 

"그동안 감사했어요. 이제 시간이 되었어요!" 점점 '쿨한 안녕'이 많아집니다. 있을 땐 위계 없이, 떠날 땐 원한 없이, '회자정리(會者定離)거자필반(去者必返')입니다. 만나고 헤어지고 떠났다 돌아옵니다. 서로는 소중한 손님이며 지금 함께 있는 조직은 거대한 우주 속 환승 정류장과 같습니다. 서로를 배려하고 각자의 결정을 존중해야 합니다. p. 322

 

어른 김장하야말로 부모 세대와 지금 세대를 잇는 '핵개인'의 모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후원을 받은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당신을 추대하면 애초 존경의 출발과는 달리 그것이 또 다른 권력으로 작동할까 조심합니다. 그래서 존경받는 어른들이 한결같이 되풀이하는 말씀은 '나한테 갚지 말고 사회에 갚아라'입니다. p.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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