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소비는 없다 | 최원형 | 자연과 생태(2020)

2025. 8. 2. 21:50책속진주(교육,시대경영)

이 책은 국회의사당 옆 북카페, 강변서재에서 우연히 만난 책이다. 한 시간 반 만에 걸쳐 몰입독서를 했다.

이 책대로라면 나는 환경오염을 시키는 주범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음세대에 대한 강력한 뜻과 계획이 있는 나는 분명 환경에 관심이 있고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강한 의무감 같은 걸 마음 한편에 늘 가지고 있다. 

바쁜 현대를 살아가면서 환경오염의 주범, 편리함을 포기한다는 건 쉽지 않지만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자연과 생태를 지키려는 노력을 조금이라도 리마인드 할 수 있어 귀한 시간이었다. 

 

 

1. 상품 소비

 

그린피스 GREENPEACE에 따르면 청바지 한 벌을 만드 는 데에 물이 약 7,000리터, 티셔츠 한 장에는 약 2,700 리터가 쓰입니다. 환경부가 발표한 상수도 통계 조사 결 과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사람 1명이 하루에 사용하는 수돗물 양은 평균 287리터입니다. 이걸 4인 가족 기준으로 계산하면 하루에 1,148리터이니, 청바지 한 벌 만드는 데에 4인 가족이 일주일 정도 쓰는 물이 들어가는 셈입니다. p. 29

 

의류 산업은 반 환경 산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의류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이 상당합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이런 의류 산업에 친환경 문화를 뿌리내리고자 노력하는 기업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웃도어 브랜드인 파타고니아 Patagonia 는 소비자에게 새 옷을 사기보다는 옷을 오래 입길 권합니다. 재고를 최소화하려다 보니 많이 팔려도 추가 생산을 하지 않기 때문에 품절인 제품이 많습니다. p. 31

 

어디서 미세 플라스틱을 가장 많이 배출할까요? 빨래입니다. 놀랍게도 천연 섬유가 아닌 합성 섬유를 세탁할 때 가장 많이 나옵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 IUCN 이 추산한 바로는 전 세계 미세 플라스틱 오염의 35 퍼센트는 합성 섬유 세탁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p. 34

 

미세 플라 스틱을 덜 배출할 세탁 방법은 없을까요? 세탁과 탈수 시간을 줄이면 됩니다. 섬유가 마찰할 때 미세 섬유가 더 많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또 물 온도가 높을수록 미세 섬유가 더 많이 나오니 낮은 온도에서 세탁하는 게 좋습니다. 가능하면 액체 세탁 세제를 사용하고, 가루 세제가 있다면 따뜻한 물에 녹여 씁니다. 가루와 원단이 마찰을 일으 키면 미세 섬유가 더 많이 나오거든요. 그리고 빨래를 모아 빠는 것도 방법입니다. 빨래가 많으면 마찰 강도가 약해져 미세 섬유가 덜 나옵니다. p. 35

 

스마트폰을 비롯해서 PC, 노트북 같은 디지털 기기가 지구 온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기로 통화를 하거나 데이터를 이용하기만 해도 이산화탄소가 배출됩니다. 스마트폰을 열고 검색을 하든 메시지를 보내든 하려면 와이파이나 LTE 등 네트워크가 연결돼야 하는데 네트워크를 총괄하는 데이터 센터의 서버가 작동할 때 이산화탄소가 발생합니다. 데이터 센터는 24시간 작동하면서 엄청난 열을 발생시킵니다. p. 47

 

빈 병은 재활용이 아니라 재사용해야 합니다. 빈 병 을 재활용할 때는 병을 녹여서 새로 만듭니다. 원료를 재활용하는 측면은 있으나 여러 공정을 거치는 데에 여전히 에너지가 듭니다. 반면 빈 병 재사용은 병을 제조하는 데에 들어가는 여러 과정을 생략하고 세척 단계만 거치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를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p. 70

 

빈병 하나를 깨끗이 갈무리해서 재사용하면 이산 화탄소가 300그램 정도 덜 발생합니다. 이것은 컴퓨터 모니터를 10시간 켜 놓거나 청소기를 1시간 30분 돌렸을 때 발생하는 양과 같으며, 소나무 묘목 한 그루를 심는 효과와 맞먹습니다. 약간의 번거로움만 치르면 소나무 묘목 한 그루를 심는다는데 그 번거로움을 마다할 이유가 있을 까요? p. 73

 

현 시스템에서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는 최선은 분리배출을 엄격하게 하는 것이지만, 이보다 선행돼야 할 게 있습니다. 바로 개개인의 재활용과 소비에 대한 인식 변화입니다. 재활용은 소비 이후가 아니라 최소한의 소비를 전제로 생각해야 합니다. p. 79

 

2. 에너지 소비

 

유럽 여러 나라가 항공 정책에 손을 대는 건 비행기가 지구 온난화에 끼치는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승객 한 명이 1킬로미터를 이동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비교해 보면 비행기는 285 램, 기차는 14그램으로 비행기가 기차보다 20배 많습니다. p. 97

 

3. 마음 소비

 

왜 이토록 많은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는 걸까요? 식품을 가공해서 판매하다 보니 가공 단계에서 버려지는 게 너무 많습니다. 먹을거리를 상품으로 만들어야 하니 규격을 정하고 그에 맞지 않으면 생산지에서 미리 폐기해 버립니다. 못생긴 과일이나 채소가 특히 그렇습니다. 외식 산업 증가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입니다. p. 130

 

부자 나라에서 버려지는 음식물 양이 연간 2억 2,200만 톤인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최빈국들이 생산하는 한 해 먹을거리가 2억 3,000만 톤입니다. 2010년 기아와 영양실조로 죽은 사람은 총 100만 명인데 비만으로 죽은 사람은 300만 명이나 됩니다. p. 132

 

세계 전역에서 사육되는 닭은 2016년 기준 227억 마리 정도로 이 숫자는 지구에 사는 모든 조류를 합친 수보다 2배 많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한 해에 전 세계에서 도축되는 닭이 650여 억 마리이며 이는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을 훨씬 능가하는 수 입니다. 즉 77억 인구 1인당 한 해에 닭을 8마리 반 먹는 셈입니다. 육식이 가능한 북반구로 좁혀 계산한다면 1인 당 먹는 닭의 마릿수는 훨씬 증가합니다. 닭의 수난 시대 라 해도 결코 과장이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p. 135

 

인류사가 이처럼 기후에 직접 영향을 받는 까닭은 농사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먹고사는 문제 가 기후에 달렸으니까요. 지금 기후 위기를 우려하는 것도 바로 이 먹고 사는 문제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원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데에 있습니다. p. 146

 

1만 명이 단 하루만 고기를 먹지 않아도 차 한 대가 28만 8,917킬로미터를 운전할 때 나오는 양만큼 탄소를 줄일 수 있고, 한 사람이 93년간 쓰기에 충분한 물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p. 152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후 변화 인식은 상당 수준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탄소 배출은 세계 7위입니다. 지식만으로 세상은 바뀌지 않습니다. 하루에 최소한 한 끼는 채소로만 해 보시렵니까? p. 153

 

폭죽을 태울 때 나오는 연기는 미세 먼지의 원인이 됩니다. 고작 한두 개 태우는 걸 가지고 까탈스럽다 할지 모르겠으나 쓰레기통에 버려진 폭죽 쓰레기는 고작 한두 개가 아니었어요. 티끌도 모으면 태산이 되듯 한 사람에게는 한두 개지만 그게 모이면 어마어마한 수가 됩니다. p. 161

 

우리는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 새로운 곳을 여행하면서 다양한 문화를 배우고 즐기며 위안을 얻고 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행에도 명암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비행기든 크루즈든 운항하는 동안에는 에너지를 소비하고 오염 물질과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밖에 없습니다. p. 171

 

법정 스님은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게 아니라 정말 필요한 것만 소유하는 거라고 했습니다. p. 175

 

아무 것도 사지 않는 하루를 보내려면 소풍 가듯 가방을 챙겨 다니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p. 176

 

스마트폰 하나 만드는 데에 들어가는 광물 종류는 20여 가지가 넘습니다. 또한 이를 채굴하고 정련하는 데에도 많은 에너지, 물, 화공약품 등이 소비됩니다. p. 181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많은 전력과 광물과 에너지를 들여서 만든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세계 평균 2.7년입니다, 고작!! p. 182

 

기업은 계속해서 필요를 만들어 냅니다. 그렇게 만들어 내는 필요에 따라 소비하는 동안 이 지구에는 얼마나 많은 물건 무덤이 생겨날까요? 얼마나 많은 생태계가 파헤쳐질까요? p. 182

 

내가 하는 소비가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땅을 살리는 데에 이바지한다면 이런 소비는 적극 장려할 만합니다. p. 187

 

물건의 개수와 인간의 행복은 비례할까요? 결론은 누구나 알고 있듯 아닙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물건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을 잠재우기 어려운 건 대체 왜 그리고 무엇 때문일까요? p. 195

 

"우린 전부 가진 세대예요. 먹고 싶을 때 먹고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요. 그런데 왜 우리의 행복은 오래가지 않을까요?" p. 197

 

내면과 물질 사이에 불균형이 생겨 어느 순간 헛헛함이 우리를 엄습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은 양방향 소통으로 이뤄집니다. 이 소통에는 갈등이라는 요소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갈등에 봉착하고 갈등을 풀어 가는 과정은 꽤나 지난하지만 이 과정에서 사람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지혜가 더해져 내면이 채워집니다. 반면 물건은 일방향 입니 다. 언제나 일시적일지언정 내가 원하는 행복을 얻고자 탄생한 게 물건이고, 그 목적이 물건을 소유하려는 게 아닐까요? 그러니 채우려 할수록 점점 헛헛해지는 내면을 직시하지 않고서야 물건의 소유를 멈출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p. 198

 

4. 자연 소비

 

인간이 내보낸 열의 90퍼센트를 바다가 흡수합니 다. 1초에 원자 폭탄 5개가 터지는 것과 비슷한 에너지를 우리가 날마다 배출하고 있습니다. p. 221

 

미국에서는 한 해에 약 3억에서 10억 마리 새가 유 리창에 부딪혀 목숨을 잃습니다. 오랜 시간 쌓인 통계에 따르면 새가 목숨을 잃는 직접 원인은 첫 번째가 고양이 공격, 두 번째가 유리창 충돌입니다. p. 246

 

유리창 충돌 사고는 사람 편리만 생각해서 벌어지 는 비극입니다. 너른 시야 확보, 빌딩의 미관은 고려했으나 함께 살아가는 생물의 생존권은 고려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투명한 비극은 새와 사람이 함께 살기를 바라는 마음만 있다면 얼마든지 줄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세상이 지저귀는 새소리가 사라진 텅 빈 하늘은 적어도 아니잖아요. p. 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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