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은 어떻게 유전자에 새겨지는가 | 데이비드무어 | 아몬드(2023)

2024. 7. 1. 21:11책속진주(몸경영)

1부. 이것은 혁명일까

 

후성유전이란 다양한 맥락 또는 상황에 따라 유전물질이 활성화되거나 비활성화되는, 즉 발현되는 방식을 일컫는다. p. 33

 

경험이 중요하다는 믿음은 우리가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 그리고 우리 곁의 사람들을 어떻게 대할지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아이는 극복할 수 없는 학습 장애를 초래하는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다고 믿는 교사는 누구나 배울 수 있다고 믿는 교사에 비해 그런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덜 쏟을 가능성이 크다. p. 37

 

후성유전학은 질병 치료법의 개발, 구체적으로는 후성유전적 표지를 표적으로 하는 식이요법이나 약물요법 개발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적용될 것이다.  예컨대 현재 후성유전학 분야에서는 아동기에 경험한 트라우마와 관련된 극심한 스트레스 반응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맞춤 의약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런 치료법이 발견된다면 그야말로 획기적이 고 기념비적인 일이 될 것이다. p. 39

 

후성유전학이 중요한 이유 하나는, 발달이 상호적이며 경험에서 영향받을 수 있다는 점에 계속 초점을 맞추 게 해주기 때문이다. p. 51

 

우리가 발달하는 동안 다양한 유전자들은 켜지거나 꺼짐으로써 몸속에 다양한 종류의 세포들을 만들어낸다. 즉, 우리의 여러 세포 유형들이 서로 달라지는 것은 각 세포 유형이 그만의 특별한 유전자 발현 패턴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생물의 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포의 분화이기 때문에, 발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과정에 관해 배울 아주 좋은 방법이다.  게다가 이 과정은 후성유전적 과정이므로, 발달을 공부하는 것은 후성유전학을 배울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p. 80

 

행동 후성유전학이 특히 흥미진진한 이유는, 일부 세포의 후성유전적 상태가 우리의 경험에 반응하여 변하기 때문이다.p. 90

 

2부. 후성유전학의 기본 개념들

 

살면서 겪은 경험들이 DNA 에 '표시'를 남기며 이 표시들이 우리의 유전체가 발현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p. 113

 

우리는 모두 각자 서로 다른 여러 경험을 하며 그러한 경험은 몸을 이루는 세포의 조성과 화학을 변화시키는(그럼으로써 몸 자체의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키는 유전자 활동에 영향을 준다.  두 사람이 똑같은 DNA를 공유하는 드문 상황에서조차 각자 유일무이한 개인의 모습과 행동을 보인다.  이것이 바로 똑같아야 할 '일란성쌍둥이가 실제로는 똑같지 않은 이유다. p. 114

 

섭식 외에도 환경 화학물질, 흔한 남용 약물, 운동, 특정 양육 행동" 등이 그 환경 요인에 포함된다. p. 121

 

행동 후성유전학이 그토록 흥미로운 이유는, 바로 이렇게 유전자와 환경 사이의 연결 을 밝혀내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경험이 우리 뇌를 형성하고 우리를 우리로 만드는 메커니즘을 밝혀내는 학문인 것이다. p. 128

 

생애 초기에 학대나 방임을 당한 아이는 나중에 불안증이나 우울증 같은 정신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더 크다. p. 150

 

생애 초기 경험이 사람의 후성유전적 상태와 관련이 있다는 증거가 나왔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아동기에 학대받은 자살자들은 사망 원인과는 무관하게 학대당한 적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GR 촉진유전자가 심하게 메틸화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여기서 나온 데이터는 쥐 연구에서 얻은 데이터와 유사했다. 다시 말해서 오래전 나쁜 양육을 경험한 사람들은 뇌에서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단백질들이 덜 발현되어 있었다. p. 183

 

자녀의 메틸화는 임신기 동안 어머니가 겪은 부정적 경험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p. 195

 

생물학적 근거를 추구하는 행동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아동기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심리, 생리, 신경, 유전자 기능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확신이 점점 커지고 있다. p. 198

 

인간 후성유전체 프로젝트 Human Epigenome Project는 사람의 주요 조직에 있는 모든 유전자에서 전체 유전체의 DNA 메틸화 패턴을 밝혀내고 분류하고 해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메틸화는 외생적 영향[환경의 영향]을 받아 유전체의 기능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신축적인 유일한 유전체 변수다. 메틸화는 유전과 질병, 환경 사이에서 지금까지 놓치고 있던 주요 연결 고리로서, 인간의 거의 모든 병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널리 여겨지고 있다. p. 200

 

후성유전적 효과와 연관된 정신병리적 상태의 목록은 근래에 급격 히 늘어나서, 현재 섭식장애, 기분장애, 조현병 등이 여기 포함 된다.  이런 질환들에 후성유전 요인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관한 연구는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다. p. 241

 

우리 중 일부가 좀 통통한 것은 부분적으로 우리가 수정되기도 전 또는 자궁 속에 있을 때(혹은 두 시기 모두에) 어머니가 섭취한 음식 때문일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물론 한 사람의 체형은 다른 모든 복잡한 표현형과 마찬가지로 여러 결정 요인을 갖고 있기 때문에, 후성유전체가 단독으로 우리를 뚱뚱 하게 만들 수는 없다!  그래도 초기의 영양 경험이 초래하는 후성 유전적 영향은 쥐 나 양에게서 발견된 것처럼 사람에게서도 감지되었다. p. 252

 

지난 몇 년 사이 영양 요인이 유전자 발현에 주는 영향을 집 중적으로 연구하는 '영양-후성유전체학nutri-epigenomics'"이라는 다학제 학문 분야가 등장했다.  이 분야는 기존 방식으로 질병에 대한 치료법을 찾는 연구자들과, 식이 요인이 후성유전 상태에 영향을 줌으로써 특정 질병들을 예방할 수 있을지 탐구하는 연구자들이 함께 이끌고 있다. p. 256

 

"후성유전 메커니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식품 성분들은 신체건강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주는 개입법으로 간주하는 게 좋겠다"라고 결론지었다." p. 258

 

현재의 우리는 어머니가 우리를 임신하기 전과 임신 기간에 한 일의 결과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자녀에게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으라고 가르치는 엄마도 아이에게 귀중한 가르침을 주는 것이지만, 말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건강한 식습관을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자녀가 건강하고 장수하는 삶을 살아갈 토대를 깔아주는 것과 같다. p. 259

 

"결국 음식이 약이다"라고 결론지었다. 이 연구에서 그런 광범 위한 결론을 내리는 것이 타당하든 아니든, 일부 식품이 건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점점 더 명백해지고 있다.  수 세 대에 걸쳐 기침하고 코 막힌 손주들에게 할머니들이 했던 얘기처럼 말이다. p. 274

 

3부. 대물림의 의미와 메커니즘

 

발달 자원은 정자와 난자가 접합자를 형성하는 동안 그 접합자에 DNA를 제공할 때처럼 생식계열을 통해 자녀에게 대물림될 수도 있고, 발달에 필수적인 장내 세균이 어머니에게서 자녀에게로 넘어갈 때처럼 다른 경로를 통해서도 대물림될 수 있다. 후성유전적 특성들이 생식계열을 통해 대물림되는 경우도 있다. p. 303

 

1세대의 섭식은(당연히) 그 개체 자체와 (딸은 어미의 몸속에서 배아로 자라고 있으므로) 딸, 그리고 (언젠가 수정되어 손녀를 만들 난자는 이미 어미의 섭식에 노출된 배아 속에 원시세포의 형태로 들어 있으므로) 손녀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p. 330

 

1990년대 초, 기근이 실제로 그 일을 겪은 세대의 이후 세대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보고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두 건의 연구는 네덜란드 기근 시기에 임신 중이었던 여성들의 손주들에게서 출생체중에 의미심장한 영향들이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이 영향은 수정된 시기를 포함해 평생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았던 손주들(F2 세대)에게 나타난 것이었으므로 분명 세대를 넘어 전달된 것으로 보였다.  마찬가지로 좀 더 최근의 한 연구는 임신기에 네덜란드 기근에 노출된 여성들의 손주들이 기근에 한 번도 노출되지 않은 여성들의 손주들에 비해 키가 유의 미치게 작고 몸이 더 말랐다는 것을 알아냈다. p. 341

 

조상의 경험은 어디까지 영향을 미치는가!

첫째, 이 영향은 일부 여성과 관련이 있기는 하지만, 모두 부계를 통해, 즉 아버지를 통해 가장 젊은 세대로 전달되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할머니의 경험이 손녀에게 영향을 미쳤다면, 그것은 할머니의 아들들을 통한 것이었다. 바꿔 말하면 이 영향은 언제나 친 조부모와 관련이 되며, 외조부모가 겪은 식량 가용성은 손주들의 사망률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둘째, 한 남자의 아버지가 한 경험은 그의 딸은 아니고) 아들의 운명과 관련이 있으며, 그 남자의 어머니가 한 경험은 그의 (아들은 아니고) 딸의 운명과 관련이 있었다. 여기서 관찰된 영향들은 같은 아버지를 통해 세대를 건너 전달된 것이므로 이 결과를 사회적 변수나 경제적 변수로 설명할 수는 없다. 마지막으로 조부모가 사춘기에 겪은 식량 가용성은 손주들의 운명과 아무런 관련도 없었다. p. 346

 

4부. 숨은 의미 찾기

 

아이를 행복하고 건강한 사람으로 키워내려면 수년에 걸쳐 력을 쏟아부어야 한다. p. 364

 

태아기의 특정 경험이 매우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결정론은 사람의 발달에 관한 사고의 틀로 부적절하다. p. 365

 

건강한 생활방식을 권장하는 것은 전적으 로 타당한 일이다. 영양가 있는 식품 섭취와 운동, 금연, 그 밖의 긍정적 행동은 우리의 마음과 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예컨대 섭식이 유전자의 후성유전적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알고 있다고 해도, 아직은 어느 세포의 어느 유전자가 어떤 음식에서 (그리고 왜) 영향을 받는지는 아주 조금밖에 모르 기 때문에, 특정한 섭식(또는 다른 생활방식 요인)이 병리에 미치는 효과를 아직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단정적인 주장을 하는 것은 해서는 안 될 일이다. p. 368

 

과학자들이 후성유전학에 관해 알아낸 새 로운 지식이 가져올 효과를 모두가 느끼기까지는 아직 꽤 시간이 흘러야겠지만, 이 새로운 이해가 여러 영역에서 판도를 바꿔놓으리라는 생각은 충분히 합리적인 가정이다.  의사들이 의술을 행하 는 방식,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정신병리적 문제가 있는 사람을 치료하는 방식, 공중보건 전문가가 건전한 생활방식을 권하는 방식, 환경보호국이 환경 독소의 영향을 평가하는 방식이 모두가 막 떠오르고 있는 후성유전의 과학에 힘입어 변화할 것이다. p. 373

 

텔로미어는 구조상 메틸화될 수 없지만 텔로미어가 감고 있는 히스톤은 아세틸기를 더하거나 떼어냄으로써 변형될 수 있다.  이렇게 텔로미어의 기능은 후성유전적 사건에서 영향을 받는다. p. 380

 

후성유전 연구는 노화로 인한 일반적인 병약함에 관한 생각뿐 아니라, 2형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뇌졸중이나 관상동맥질환) 같은 특정 질병에 관한 전통적인 생각도 바꿨다. 이 병들의 원인과 메커니즘에 관한 연구로 발달 초기(어쩌면 태아기나 유아기 초기)에 한 경험이 건강에 장기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이 또다시 확인되었다. p. 381

 

정신병리학자들이 후성유전학에 열광하는 이유는 후성유전적 변화와 심리적 변화를 연결하는 상황 증거가 점점 많이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후성유전적 요인이 정신의학적 장애를 초래한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만약 그런 증거가 존재한다고 해도 아직은 희박하다. 그렇지만 이미 나와 있는 증거들만도 분명 많은 것을 시사하며, 우리가 이미 살펴본 것을 포함하여 그런 증거는 아주 많다. p. 383

 

경험 요인이 후성유전적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염색질의 구조는 경험에 역동적으로 반응할 수 있으며, 우리 각자의 유전체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실질적으로 변화 즉 발달한다는 것이다. p.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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