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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진주(교육,시대경영)

📚공부보다 공부그릇 | 심정섭 | 더 디퍼런스(2024)

by watergarden1 2024. 5. 4.

 

저자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사교육 1번지로 꼽히는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20년간 강의와 입시지도를 하신 분입니다. 침묵만 가득한 교실에서 점점 무기력해지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지금의 입시교육으로는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가정을 중심으로 공부가 아닌 공부그릇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쓰인 책입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물어보고 대답하며 자기 것으로 소화화는 과정이 없는 인지학습은 금방 날아가 버리는 '휘발성 학습이다(6). 
 
공부 그릇은 크게 3가지다. 바로 몸, 마음, 머리이다. 건강하고 지구력있는 몸, 평안한 마음, 깊이 사고하고 표현할 수 있는 머리이다(7).
 

첫째 마당, 너무 중요하지만 간과되는 '몸'

 
어른들도 그렇지만, 요즘 아이들은 특히 걷지 않는다. 그리고 걷지 않는 시기도 어른 세대에 비해 점점 빨라지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서도 유모차로 아이를 태우고 다니는 것이 당연시되었다(20).
 
2018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6년에 허리디스크로 병원을 찾은 환자 190만 명 중 36.7%가 10~30대라고 한다. 보행기, 유모차, 좌식생활,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가 우리 아이들의 허리를 병들게 하고 있다(21).
 
후각이 어린 시절의 추억이나 이전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현상을 '프루스트 현상(the Proust effect)'이라고 한다.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인 전조 증상 중 하나도 후각의 상실이다. 뇌 과학이 발달하면서 후각과 기억력이 서로 연관이 있다는 증거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25). 
 
후각 자극은 뇌의 편도체와 연관되어 있다. 편도체는 인지 기능보다 감정과 정서를 관장하는 기관이다(25). 
 
어려서부터 아이들이 다양한 후각 체험과 요리를 해 보며 오감과 온몸 경험을 하는 것이 아이들의 공부 그릇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27). 
 
지난 20여 년간 고3과 편입 대학생들을 지도하면서 깨달은 것은 고3이나 대학생이 되어 잘못된 습관을 고치는 것은 거의 종교적 신념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41).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고 행복심리학자 서은국 교수는 말한다(50).
 

둘째 마당, 입시 멘털을 넘어 후회 없는 삶을 위한 '마음'

 
진정으로 아이가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하는 부모라면 아이가 열심히 공부하고, 무언가를 하려고 할 때 그 동기가 무엇인지 세심히 살피는 지혜가 필요하다(62). 
 
고3뿐만 아니라 중. 고등 시절 아이의 공부 의욕을 가장 확실히 꺾는 방법이 있다. 바로 "도대체 너 언제 공부할래?", "그렇게 해서 네가 원하는 대학 가겠어?"라고 잔소리하는 것이다(68).
 
오히려 잘못된 행동에 대해 묵인하거나 용서해 줘서 상대가 미안한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이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좋은 전략이다(69). 
 
'춤추는 고래의 실천'에서 켄 블랜차드는 '알, 보, 시, 고'의 원칙을 소개한다.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하거나 교정이 필요한 습관이 있다면 알려주고, 보여주고, 시켜보고, 고쳐주는 것이다. 그리고 변화된 모습을 칭찬하면 좋은 행동이 강화된다. 비난과 비평은 사람의 행동을 바꿀 수 없다(69). 
 
"네가 100억이 있어도 그 전공을 할까?"
부모뿐 아니라 많은 학생들이 경제적인 문제나, 사회적 평판을 고려해 과나 대학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100억 질문'은 경제적인 염려나 불안에서 벗어나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생각하게 한다(79). 
 
아이가 어릴 때 같이 도서관에 가서 보고 싶은 책을 골라오게 한다. 부모가 절대 강요하지 않고 아이가 읽고 싶은 책만 읽게 한다. 그러고는 그 책의 목록을 2~3년 동안 쭉 적는다. 이 리스트를 몇 년만 관찰해도 아이가 어느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79).
 
아이가 재능을 발견하게 도와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거 좋은 생각이다. 그래 한번 열심히 해 봐"라는 부모나 교사, 어른들의 격려이다(82). 
 
부부간의 거리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자녀들은 편안한 마음을 느낀다. 자녀와 부모 사이를 떨어뜨려 놓아도 엄마, 아빠의 거리가 가까우면 자녀들은 두려움이나 불안한 마음이 거의 들지 않는다. 부부간에 거리가 가깝고 화목할수록 아이들이 사회생활이나 독립된 개체로의 삶을 좀 더 잘 살 수 있음을 보여준다(91). 
 
많은 가정의 자녀교육 상담을 하면서 발견한 하나의 분명한 사실은 '자녀 문제'라고 하는 많은 원인이 결국 '부부간의 관계 문제'나 '부모 자신의 문제'라는 점이다. 자녀 문제라는 껍데기를 벗기고 나면 결국 자신의 상처, 배우자에 대한 원망, 서로 내려놓지 못한 욕심이 나온다(94). 
 
자녀가 공부 잘하고 행복하길 원하면 먼저 좋은 부부가 되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데 더 힘쓰라고 권한다. 아이에게 영어 공부를 시키고, 수학 문제지를 풀게 하는 것은 평안한 마음의 공부 그릇이 갖춰진 다음에 시작해도 늦지 않다(94). 
 
부모와 소통이 잘 되고, 본인이 동기부여된 상황에서 몰입해 성과가 나는 아이들은 대학을 넘어 사회에서도 더 큰 성공을 이루고, 행복하게 살 가능성이 크다(105).
 

셋째 마당,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진짜 공부 '머리'

 
우리와 여러 모로 비슷한 역사와 배경을 갖고 있는 이스라엘이 이른바 '창업국가'가 된 힘의 근원은 무엇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이런 벤처 정신의 뿌리를 '후츠파 정신'으로 본다. 후츠파는 히브리어로 '뻔뻔함', '무례'를 뜻하는 말로, 지위고하에 관계없이 담대하게 질문을 던지는 용기를 말한다(111).
 
우리는 일상 대화에서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는 훈련이 많이 안되어 있다. 상대의 의도보다는 내 선입견과 편견으로 상대의 말이나 행동을 판단할 때가 많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상대의 의도를 묻는 연습을 꾸준히 한다면 인간관계에서도 훨씬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하다(119). 
 
책을 읽을 때, '저자가 말하는 바는 무엇인가?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인가?'라는 내용 파악을 위한 두 가지 질문, 그리고 나는 '이 책을 읽고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라는 적용 질문을 던지며 정리하는 습관을 갖는다(122).
 
학교 성적이 잘 안 나오는 학생도 살면서 자기가 관심 있는 주제가 하나 둘 있다. 그 주제에 대한 관심이 어른에 의해 방해받지 않고, 관련된 책만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누구나 몰입 독서 경험이 가능하다(128). 
 
어설프게 10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자신이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책 한 권을 10번 반복하거나 비슷한 주제의 책을 10권 읽을 때 독서근육이 길러진다(129). 
 
중학교 이상의 아이들 중 글을 3줄 이상 읽지 못하는 '디지털 난독증'이 늘고 있다는 현장의 보고가 쏟아진다(134). 
 
'교육열'하면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유대인 가정에서는 아이에게 책을 가지고 놀게 하거나 책을 많이 읽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그들이 아이에게 바라는 독서는 유대인 경전인 토라(모세오경)와 기도서를 자주 읽고 암송하는 것이다(152). 
 
우리나라의 독서는 너무 빨리 타오르고, 너무 빨리 꺼져 버리는 근시안적인 접근이 많다. 어릴 때 지나치게 '빨리, 많이'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기보다 천천히 아이의 속도에 맞춰 기다려주며, 올바른 독서법으로 꾸준히 책을 보게 하는 법을 가르치고, 책을 통해 인생을 더 풍요롭게 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153)
 
최근 많은 뇌 과학 연구를 통해 학자들은 난독증 증상을 보이는 아이는 자음과 모음을 파악해 단어로 인식하는 문자 해독 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MRI 사진을 찍어 보면, 난독증이 있는 아이의 뇌에서는 문자 해독 기능을 담당하는 후두엽, 측두엽 부분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154). 
 
한 손에는 전기를, 한 손에는 전공책을 쥐어준다. 
바로 독서교육에 위인전이나 전기를 활용하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고 닮고 싶은 인물의 위인전이나 전기를 읽으면 나는 왜 살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인문학적 통찰과 자신의 전공이나 직업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공부할지에 대한 지식도 얻을 수 있다(166). 
 
청소년기에 제일 중요한 교육 목표 중 하나는 아이가 롤 모델이나 멘토를 찾는 것이다. 좋은 롤 모델이나 멘토를 직접 만나면 제일 좋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책을 통해 만나게 해 준다(167).
 

넷째 마당, 문제지 푸는 공부를 넘어 행복한 인생을 위한 '진짜 공부'

 
일시적인 성공과 성취를 넘어 더 큰 수준의 성취를 이루기 위해 반드시 답해야 하는 질문이 바로 "왜 하는가? 왜 사는가?"이기 때문이다(173). 
 
"죽어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원하고, 묘비명에 뭐라고 적히길 원하는가?"(176)
 
유대인 가정에서 아이의 영성지수를 길러주는 방법도 아이를 잔칫집에 데려가기보다 고난의 순간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성경에는 '지혜로운 사람의 마음은 초상집에 있지만, 우매한 사람의 마음은 혼인집에 있다(전도서 7장 4절)'는 말씀이 있다. 그 앞 절에는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낫다. 모든 사람의 끝이 이와 같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탈무드에서 사람이 실천할 수 있는 최고의 선행 중 하나는 장례에 참석하는 것이라고 한다(178). 
 
어릴 때 혼자 교통수단을 이용해, 처음 가는 길을 스스로 찾아가 보는 경험은 앞으로 아이의 '문제해결능력'이나 창의력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인공지능과 미래 인문학>의 저자 고영훈 작가는 창의성의 뿌리는 '용기'라고 한다(183). 
 
많은 학습 이론에서도 흔들리는 버스나 전철에서 단어가 더 잘 외워진다고 해요. 버스나 전철 기다리며 이른바 '자투리 시간'에 책 보고, 단어나 공식을 암기하면 집중도 더 잘 되고요, 오히려 편안한 유모차, 흔들림 없는 고급 승용차가 최악이에요. 뇌는 계속 흔들어 줘야 더 집중해요. 부모 시간 뺏고, 기름값 들고, 아이 학습 효율도 떨어지는 라이딩을 왜 그렇게 열심히 하시는지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184). 
 


풍요의 역설/ 밥 무어헤드(우리 시대의 역설 중에서) - p186

우리는 높은 빌딩을 가지고 있지만, 인격은 점점 낮아지고
고속도로는 넓어지는데, 우리의 시야는 좁아지고
소비를 많이 하지만, 가진 것이 없어지고
많은 것을 구매하지만, 즐거움은 줄어들고
집은 커지지만, 가족은 줄어들고
좀 더 편리해지지만, 정작 의미 있는 시간은 줄어들고
학위는 늘어나지만, 분별력은 떨어지고
지식은 늘어나지만, 판단력은 줄어들고
전문가는 늘어나지만, 문제는 더 많이 생기고
약은 늘어났지만, 건강은 더 나빠졌다. 

(이 내용을 우리 교육에 적용하면)

교재와 교수 기법은 더 좋아지는데, 아이들의 학력은 떨어지고
깨끗한 물과 음식을 먹이는데, 아토피, 천식 등의 자가면역질환은 늘어나고
부족함 없이 키우는데, 아이들의 불평은 늘어나고
수학 선행은 그렇게 시키는데, 수포자는 더 늘어난다.

 
우리 몸은 식후 8시간이 지나면 모티린(motillin)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모티린은 위장의 노폐물을 빠져나가게 하고, 장의 숙변을 제거해 장내 유해균을 차단한다. 그래서 많은 의사들은 장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때까지 배를 비우는 것이 몸에 좋다고 한다(188). 
 
좀 더 이른 나이에 철이 들고 자기 삶을 책임져야 한다는 성숙한 의식은 가난과 배고픔을 경험한 아이들이 훨씬 빨리 갖는 것만은 분명하다(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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