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의 마흔 수업
괜찮다, 이만하면 잘했다. 당신이 맞다. 30대까지는 우리는 일, 결혼, 출산 등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해나간다. 그때는 선택에 집중하는 중이라 내가 어떤 판을 만들고 있는지 조망하거나 앞날을 제대로 내다볼 수 없다. 마흔이 넘어야 마침내 니가 만든 판, 인생의 배치도가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분명하지 않지만 한 가지 확실하게 아는 것은 내 인생의 배치도에서 무엇 하나 함부로 뺄 수가 없다는 점이다. 돈과 일, 가족과 꿈 등 워낙 많은 것들이 각자의 명분을 가지고 입체적으로 얽혀 있으니 이것을 빼면 저것이 무너진다. 중요한 것은 이 배치도를 만든 사람도, 이 판의 주인공도 다름 아닌 '나'라는 사실이다. 일이든 돈이든 가족이든 인생에서 하나라도 빼면 나도 함께 빠져버린다. 40대에..
2023.08.01